증권 증권일반

트레이딩·IB 사업다각화… 증권사 '체질개선' 약발 통했다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5 17:56

수정 2019.05.15 18:22

주요 증권사 1분기 최대 실적행진..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수익폭 확대
브로커리지 비중 줄이고 IB 강화.. 기업·부동산 대출투자이익도 쏠쏠
트레이딩·IB 사업다각화… 증권사 '체질개선' 약발 통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1·4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주식 거래수수료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천수답식의 브로커리지 의존도 낮아진 반면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이 밑바탕이 됐다는 것.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4.5% 증가한 219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2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4.7% 늘어난 3조1936억원,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2746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자산관리(AM), 투자은행(IB), 자산운용(트레이딩)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게 실적 호조의 배경이다. 특히 트레이딩과 IB 부문의 우수한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순영업수익 기준 IB 부문 수수료수익은 22.4% 증가한 517억원,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48.6% 늘어난 2817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NH투자증권은 IB 부문 호조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운용수익 증가로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3.8% 증가한 1716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6.7% 증가한 1413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 최대 실적(순이익 1141억원)을 재차 경신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4분기 세전순이익 기준으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2% 감소한 1682억원을 기록했지만, 세전순이익은 3.9% 증가한 224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6년 말 합병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해외법인이 합병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인 428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1.48% 증가한 1587억원,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순이익이 각각 2.7%, 48.93% 증가한 873억원, 632억원을 기록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14조원까지 증가하며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증권사 실적이 개선된 반면 올해는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트레이딩 수익이 큰 폭 증가하고, IB부문 호실적도 이어졌다"면서 "트레이딩 수익은 ELS·채권·주식평가 및 운용이익이 고르게 증가했고, IB는 기업과 부동산 대출 투자로 수익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속된 체질변화 노력으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의존도는 지난 2012년도 40~50% 수준에서 현재 20~30%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반면 트레이딩과 IB 비중이 증가하며 수익이 확대된 것도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2·4분기는 1·4분기 보다 이익이 다소 감소하지만, 양호한 실적은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ELS 조기상환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채권금리 상승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2·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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