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 신곡 ‘속물들’ MV 방송불가 논란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신곡 ‘속물들’ 뮤직비디오가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브로콜리너마저는 20대를 지나 30대를 맞은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새 앨범 ‘속물들’을 지난 17일 발매했다. 그동안 여름 정기 공연 ‘이른 열대야’와 연말 공연 등을 꾸준히 해왔으나 정규 앨범을 낸 것은 무려 9년 만이다.

문제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인 ‘속물들’ 뮤직비디오가 MBC뮤직으로부터 대부업 이용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18일 브로콜리너마저 측에 따르면 브로콜리너마저는 최근 ‘속물들’ 뮤직비디오에 대한 심의를 MBC뮤직에 요청했다. 하지만 방송사로부터 “특정 대부업체를 연상케 하는 일부 뮤직비디오 장면의 지속적인 노출과 광고를 보고 전화하는 다수 출연진 장면에서 금융과 관련된 모방 위험 문제로 인해 방송규정 심의에 부적합 판단, 심의 불가 판정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방송사가 문제 삼은 부분은 누가 봐도 패러디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윤덕원을 포함한 브로콜리너마저 멤버들이 ‘대출은 2019-0517 (잊지말고) 부로코리’, ‘필요할 땐 잊지 말고 부로코리, 문의전화 2019-0517’ 등의 문구와 함께 광고 장면을 연출한 뒤 윤덕원이 낡은 TV 속에서 해당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거는 연기를 한다. 여기서 ‘2019-0517’은 앨범 출시일, ‘부로코리’는 브로콜리너마저를 뜻하며 광고 장면 왼쪽 상단에는 브로콜리너마저 홈페이지 주소도 게재돼 있다.

이어 ‘대출은 잊지 말고 부로코리, 금리: 연리 51.7% ｜ 연체금리: 연리 51.7%’ 등의 문구가 나오면서 브로콜리너마저 멤버들이 함께 나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기한다. 연리 51.7% 역시 앨범 출시일인 5월 17일을 강조하기 위한 연출에 불과하다. 브로콜리너마저가 뮤직비디오에서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4%의 2배 이상 되는 이자율의 불법대부업을 광고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MBC뮤직 측은 해당 장면이 대부업 이용을 조장한다며 온라인, 방송 모두 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다.

브로콜리너마저 관계자는 “대부업체 단속을 해서 대부업이 존재조차 하지 않도록 하던가, 풍자조차 못하게 하는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방송사 측은) 뮤직비디오를 보고 대출을 권장하는 것 같다는 입장인 건데, 다른 곳에도 심의 접수를 하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브로콜리너마저는 9년 전에도 석연찮은 이유로 2집 앨범 ‘졸업’의 타이틀곡 ‘졸업’이 KBS로부터 방송 부격적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곡에서 ‘짝짓기’, ‘팔려가는’ 등의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본격 성적 메시지를 담고 야한 안무를 선보이는 걸그룹의 음악은 버젓이 방송돼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e-mail]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