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화웨이 "美시장 포기하더라도 타협 없다"… 맹공 나선 中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9 17:44

수정 2019.05.19 17:44

中외교부 "美 성의 보여야" 美 협상태도 공개적으로 비난
주요언론 비판수위도 높아져.. 화웨이 회장 "법 어기지 않아"
美 요청해도 장비공급 안할 계획
화웨이 "美시장 포기하더라도 타협 없다"… 맹공 나선 中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의 무역갈등에서 저자세로 일관해온 중국이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다시 맹공에 나선 모양새다. 하루빨리 무역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대규모 양보안을 마련하던 중국이 중국이 오히려 미국의 성의 표시까지 요구하고 있다. 미국 압박을 받아온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미국이 원해도 장비를 공급할 의향이 없다며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중국이 신중론에서 강공 드라이브로 전환하면서 양국간 무역협상 여지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中,저자세 털고 미국 맹공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할 마지막 채널로 기대되는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기로에 섰다. 협상을 불씨를 살리기 위해 신중론을 견지해온 중국내에서 미국의 협상태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무역협상 거부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국제 문제 전문가 타오원자오는 중국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방중을 기다린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타오원자오는 "미국측에 계속 신뢰가 부족하다면 그가 언제 오는지를 계산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간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서 쌍방간에는 이미 충분한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재협상의 발판이 될 므누신 장관의 방중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로 볼 수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전의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한 행동을 고려하면 협상이 의미가 있으려면 반드시 성의를 보여야 하며 상호존중과 평등, 호혜의 원칙에 바탕을 둬야 한다. 또 신용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의 미국에 대한 전방위적 비난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관영 환구시보는 18일 '미국에 대한 각종 환상을 버릴 때'라는 제목의 사평에서 미국이 법을 무시한 채 화웨이의 공급망을 끊는 야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선전 포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용감하게 미국 제국주의의 사악한 성격과 겨뤄야 한다"면서 "중국은 개방을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에 날카롭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협상의 양보안으로 거론돼온 중국의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서도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국와 유럽 국가들이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탈취 주장을 공개적으로 전면 부정하고 나선 것.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의제였던 중국의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방안을 마련해온 중국의 입장이 급선회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9일 사설 격인 종성 칼럼에서 "'중국 기술 유해론'은 미국 일부 사람들이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질투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인 동기에서 중국의 발전 행보를 막고자 하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 회장도 "타협없다"

미국의 집중 공세의 표적이 된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도 미국 시장을 포기하더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런 회장은 지난 18일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도쿄, 아사히, 닛케이 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매체와 만나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규제 조치에 대해 "화웨이는 법률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며 트럼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런 회장은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이 체포한 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상황과 화웨이의 올해 매출 악화에도 미국과 절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미국 외 다른 지역을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며 만반의 준비태세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본 매체와 이례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점도 하이엔드 기술 수입 교류국으로 미국외에 일본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