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주최하는 해외 컨벤션..日팬들 9만명 육박… 5년새 6배
경제 호황에 아베 선호하지만 케이팝선 반한감정 반영 안돼
경제 호황에 아베 선호하지만 케이팝선 반한감정 반영 안돼
【 도쿄=조은효 특파원】 "여러분, K뷰티, K패션에도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케이콘!"
지난 18일 저녁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대형 국제전시장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케이콘(KCON) 재팬 콘서트 현장.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한 팀씩 무대를 장식할 때마다 객석 1만2000석이 관객의 환호로 가득 찼다. 1020세대로 보이는 일본 관람객 대다수는 공연 2시간 내내 선 채로 한국 아이돌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겼다.
이날 사회를 본 아이돌그룹 (NU'EST)의 황민현이 능숙한 일본어로 "케이뷰티, 케이패션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하자 객석에선 "케이콘!"이라고 화답했다.
케이콘은 CJ ENM이 미국·일본·유럽·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며 개최하는 대형 문화 컨벤션이다. K팝 콘서트장 옆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화장품과 패션, 식품도 함께 전시하는 수출산업 연계 한류 행사다. 이번 행사는 사실 최근 한·일 관계가 살얼음판 위를 걷듯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획됐다. 일본 내 한류 지속성을 가늠할 시험대나 다름없었다. 행사 준비 초기 CJ ENM 측도 적지 않게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결과는 흥행 대박이었다. 지난 2015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관객 1만5000명으로 시작, 2016년 3만3000명으로 두 배가량 늘어났던 관람객 수가 이번엔 8만8000명까지 치고 올라갔다. 5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어난 것.
참여한 한국 중소기업 수도 첫해 34개사에서 50개사로 증가했다. 1일권 1만2900엔(약 13만원)짜리 케이콘 콘서트 티켓을 구하지 못한 K팝 팬들을 위해 전국 89개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라이브 뷰잉' 행사도 마련했는데 이 역시 일찌감치 매진됐다.
CJ ENM 관계자는 "양국 간 정치·외교·역사 이슈와 별개로 케이콘의 저력과 한류의 인기를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양국 정부의 관계 악화와 무관하게 일본 내 한류는 일종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특히 1020세대가 그 중심에 있다. 실제 올해 케이콘 관람객 중 1020세대가 69%였다. 불과 3년 전인 2016년 1020세대 비율이 39%였던 것에 비하면 일본 내 한류 소비층이 확실히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도식화할 수는 없으나,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정치적으로는 우경화의 깃발을 든 아베 총리는 지지하면서도 경제적 풍요를 바탕으로 한류 소비에 적극적인 '복합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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