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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꿈꾸는 경제와 계획하는 경제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0 16:57

수정 2019.05.20 16:57

[fn논단] 꿈꾸는 경제와 계획하는 경제

급속히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미래흐름은 경제발전의 모형을 바꾸어놓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 방식으로는 혁신을 일으키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무엇이 혁신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인가. 분명한 것은 정책 의욕과 하향식(톱다운) 계획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가 점점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개인들이 보유한 '꿈'의 힘을 믿어야 한다. '평범한 시민들을 꿈꾸게 하는' 사회가 미래를 주도하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부른다.
마치 '보물찾기'가 어린 시절 우리를 설레고 행복하게 했듯이 시민들이 삶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보물)'들이 크고 작은 혁신을 일으키고 세상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만약 선생님들이 그 보물들을 인위적으로 학생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려 했다면 소풍의 즐거움이나 설렘은 없었을 것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은 '꿈꾸는' 경제에서 만들어지며 이것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앞선 선진국 모델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정조준해서 자원낭비 없이 계획하고 실천함으로써 뛰어난 성과를 이룩해왔다. 이런 성공경험은 복잡한 경제현상을 몇 개 공식으로 단순화해서 기획하고 매달리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지게 한다. 경영자나 정책입안자나 마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듯 착각하게 되는 순간 실패의 나락에 빠지기 십상이다. 미래란 인간의 힘으로 맞설 수 없는 신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는 참고할 선진 모델이 없는 그야말로 예측불가의 불확실성이 지배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백가지 계획이 무효하기 쉽다. 몇 가지 공식과 논리로 성장정책을 입안하고 일자리 창출을 바라기에는 우리 경제가 이미 예측 불가능의 복잡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무릇 꿈이란 허황되고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 성공을 가져다주는 힘은 궁극적으로 꿈과 의지로부터 창출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밝혀진 사실이다. 1960년대 엄혹했던 미국 사회에서 흑인인권을 쟁취해 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만약 'I have a dream!'이라는 말 대신에 'I have a plan!'으로 접근했다면 아마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브랜드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이고 있는 K팝 한류도 '함께 꾼' 꿈들이 모아져 이뤄낸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도 본질적으로 크고 작은 기적들이 성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혁신성장을 바란다면 꿈의 힘을 믿어야 한다. 스스로의 꿈으로 충전된 시민들은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기회를 발견할 때까지 자신의 일을 반복하면서 드디어 '기적'(계획되지 않은 성과)을 일궈낼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내는 범용기술로 무장한 수많은 개인과 민간 조직들은 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주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자유롭게 스스로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이 돼야 한다. 대기업과 거기에서 정당한 보수를 받는 월급쟁이 국민만으로는 미래 흐름에 맞서기에 역부족이다.
더 많은 국민들이 '꿈꾸는 사람(Dream Maker)'이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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