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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빨라지는 대선시계… 잠룡군, 총선 역할로 대선티켓 잡나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2 17:44

수정 2019.05.22 17:44

집권 3년차에 잠룡행보 족쇄 풀려..거물급 후보 존재감 드러내며 예열
박원순·이낙연·유시민 등 역할 주문..조국 차출론에 새 인물 발굴 확대
더불어민주당 대선 잠룡으로 불리는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잠룡들의 선거 역할론이 강조되는데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조국 민정수석까지 총선·대선 차출론이 거세지며 경쟁에 불을 댕기고 있어서다.

또 자유한국당 대선 잠룡인 황교안 대표가 조기 등판에 나선 점도 여당 잠룡들을 자극한 요인이 되고 있다.

■족쇄 풀린 잠룡들 무한경쟁 예고

22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낙마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이재명 경기지사도 잇따라 재판을 받는 등 유력 잠룡 후보군이 대선가도에도 제동이 걸리며 연초까지만 해도 극심인 인물난을 겪어왔다.

그러던 민주당이 현재는 '자천타천'으로 차기 주자들이 넘처나고 이름이 회자되면서 잠룡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는 통상 집권 3년차 시점에선 금기시되던 잠룡행보의 족쇄가 풀린게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내년 영남권 총선 표심의 풍향계로 불리던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로 총선에 빨간불기 켜지고 대안으로 거물급이나 잠룡들의 '총선 역할론'이 강조되면서다.

당에선 전국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서울)·이재명 지사(경기)·이낙연 국무총리(호남)·조국 수석(부산)·김부겸 의원(대구)등 의 지역별 총선 역할론이 나오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 총리나 유 이사장 등은 총선 대신 간판급 스타로 전국을 돌며 바람 몰이를 해야 한다는 주문도 늘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는 "현재의 그림은 총선 승리의 공을 세운 사람이 대선 예비 티켓을 쥐게 되는 무한 경쟁구도로 봐도 무관하다"며 "다음에 누가 대선 본선 티켓을 가져갈 지 등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많이 남은 현래로서는 별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잠룡들의 경쟁은 내년 총선으로 희비가 갈린 뒤 압축된 후보간에 본격적인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 차출론 이어 새인물 영입 가속도

조 수석은 그동안 총선 차출론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번에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의 차출론 제기로 잠룡으로 몸값이 급등한 경우다. 양 원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에다 정권창출의 일등공신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의 잠룡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민주당에선 조 수석 뿐 아니라 앞으로 새 인물군 발굴 및 잠룡 키우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기존 후보들과 새 인물들간 경쟁 가열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친문재인계의 한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새 인물을 발굴하고 경쟁을 다변화시키는 차원에서 내년부터 이같은 노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른바 새싹에 물주기로도 보면 된다.
이런 인사들이 여럿 나올 것"이고 전망했다.

다만 잠룡들의 족쇄가 일찍 풀리고 미래 권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현 정부의 국정 장악력은 갈수록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총선 급한불 끄기를 위한 잠룡들의 조기 경쟁이 역설적으로 권력 힘빼기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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