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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8차례, 15개월 동안 21차례… 삼성 '압수수색 포비아'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재계]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2 17:49

수정 2019.05.22 18:30

외풍에 흔들리는 삼성
재계 "초일류 기업 이미지 손상"
학계 "표적수사·삼성때리기 의문"
올해만 8차례, 15개월 동안 21차례… 삼성 '압수수색 포비아'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재계]

삼성이 또다시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호황을 거듭하던 반도체 사업이 급격한 침체기에 빠지며 미래 성장동력 마련이 발등의 불인 절체절명의 시기지만 연초부터 전자,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주요 계열사들이 검·경·정의 전방위 수사대상에 오르고 있어서다.

삼성 내부에선 당초 수사와 관련없는 별건 수사까지 걱정하는 '압수수색 포비아(공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재계에선 삼성을 둘러싼 사정정국 장기화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사정기관의 압수수색만 8차례 단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3일에는 경찰이 조현병 치료 상담과정에서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강북삼성병원을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삼성의 보안분야 계열사인 에스원을 압수수색했다.


3월에는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삼성 계열사들이 줄줄이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3월 14일엔 삼성물산·삼성SDS·삼성전자·삼성증권이, 3월 15일엔 한국거래소, 4월 12일엔 골드만삭스·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삼성바이오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했다. 5월 들어서는 삼성바이오 수사가 증거인멸 혐의로 불똥이 튀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자택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잇따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앞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사건과 삼바 분식회계 의혹이 터진 지난해에는 13차례에 걸쳐 사정당국의 삼성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 새 총 21회 사정기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 달에 한번 이상 수사관들이 삼성 계열사들을 급습한 셈이다.

삼성 계열사 한 임원은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노조 와해 의혹,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2년이 훌쩍 넘도록 끊임없는 삼성 수사가 진행되면서 압수수색이 일상이 돼버린 느낌"이라며 "무엇보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료까지 수사당국에 넘어가거나 또 다른 수사의 빌미로 잡히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는 "재벌도 법을 어기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고, 오너경영인들도 법적·도덕적 의무를 준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도 "삼성과 관련된 일련의 수사들을 보면 표적수사 또는 '삼성 때리기'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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