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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열풍에 잘나가는 하이트진로 … 진짜 테슬라는 추락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3 18:08

수정 2019.05.23 18:08

필라이트 이어 맥주 테라 흥행.. 하이트진로 주가 안정적 흐름
美 테슬라는 올들어 45% 하락
'테슬라' 열풍에 잘나가는 하이트진로 … 진짜 테슬라는 추락

"테슬라 한잔 말죠." "사장님, 테슬라로 주세요."

최근 술자리에서 종종 들리는 말이다. 술자리에서 나오는 테슬라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이름이 아니다. 테슬라란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어서 만든 술의 이름이다. 전기차와 이름이 같은 '테슬라'로 불리면서 애주가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맥주인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의 대항마로 여겨지면서 최근 하이트진로의 주가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테슬라는 저조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들고, 주가도 올초 최고가 대비 45%나 미끄러진 상황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1.96% 오른 2만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6~19일까지만 해도 1만7000원대를 유지했던 주가는 그달 22일부터 빠르게 오르더니 이달 들어선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2만1400원을 기록,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 주가 상승세에 대해 발포주인 필라이트와 신제품 테라의 '연타석 홈런'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필라이트의 경우, '12캔에 1만원'이라는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출시 1년10개월 만에 5억캔 넘게 판매됐다. 키움증권 박상준·이범근 연구원은 "클라우드나 필라이트 케이스와 비교해 테라의 초기 판매량이 매우 양호하다"며 "2·4분기 매출액 250억원 이상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이트 성장세와 합쳐지면서 맥주 시장점유율 반등이 전망된다"며 "이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도 "신제품 필라이트 및 테라의 2·4분기 매출 기여는 약 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는 2660억원"이라며 "기존 브랜드인 하이트나 맥스의 매출 감소를 상쇄하는 유의미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자동차회사 테슬라는 이와 사뭇 다른 상황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주가는 1.05% 하락한 19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1월에는 347달러까지 기록했으나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약 45%나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주가는 시장에 실망을 안겨준 실적과 무관치 않다. 테슬라의 지난 1·4분기 영업손실은 5억2000만 달러, 순손실은 7억 달러로 시장 추정치 대비 3배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영업현금 흐름의 흑자전환 시점이 불분명해졌고,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전환사채의 현금 상환으로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하이 공장 가동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한 모델 S와 X의 리뉴얼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줄어드는 전기차 보조금을 대체하기 위해 가격 인하폭도 더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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