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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손목 꺾인 뒤 통증 지속된다면… 삼각섬유연골 파열 의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5 07:59

수정 2019.05.25 07:59

[척추·관절 100세 설계] 손목 꺾인 뒤 통증 지속된다면… 삼각섬유연골 파열 의심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박 모씨(39·남)는 주말마다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 그런데 1년 전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면서 양손으로 바닥을 짚은 뒤부터 오른쪽 손목에 약간의 통증이 생겼다. 당시 인근 정형외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통증이 조금 호전된 상태로 지내왔으나, 손목을 비트는 등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졌다.

특히 오른쪽 손목의 새끼손가락 쪽 부근이 붓고 통증이 지속되어 별도 수부클리닉이 있는 정형외과를 찾아 내원했고, '삼각섬유연골파열'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진단을 받았다.

손목 관절에는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개의 뼈가 있는데, 그 중 척골은 새끼손가락 쪽에 있는 뼈를 말한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는 이 두 개의 뼈를 연결시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가 파열되면 손목이 불안정하고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하는데, 심한 경우 관절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름이 길고 생소해서 처음 들어보는 경우가 많겠지만 손목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삼각섬유연골파열은 운동 중 부상으로도 많이 발생한다. 최근 취미로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운동 중 손목 부상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손목 부상 중 삼각섬유연골 파열이 발생하기 쉬운 대표적 운동으로는 웨이트 트레이닝, 스키, 골프, 테니스, 야구 등이 있다.

삼각섬유연골파열의 원인으로는 오랜 시간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퇴행성으로 파열되기도 하고, 넘어지면서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거나 운동 중 손목이 꺾이는 등 외상성으로 파열되기도 한다. 퇴행성 파열의 경우에는 손목 뼈가 길어서 발생하는 '척골충돌증후군' 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라면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보조기 고정 및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손목에 휴식을 취하고 손목을 비트는 자세나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존적 치료 이후 4주째 통증이 호전되면 손목 사용시간을 늘리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6주 정도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데, 최근 수술 장비와 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삼각섬유연골파열은 내시경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삼각섬유연골을 봉합하면 회복이 빠르고, 절개 부위가 거의 없어 흉터가 남지 않으며,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각섬유연골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중 손목에 통증이 있다면 무리하지 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는 등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작업을 가진 경우라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목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김동현 원장(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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