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등 규제 첩첩
은행 아닌 IT기업으로 봐야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전략에 먹구름이 끼었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예비인가를 신청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가을에 다시 예비인가 신청 공고를 낸 뒤 연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로드맵이 금융당국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은행 아닌 IT기업으로 봐야
두가지 걸림돌이 있다.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은행의 힘은 자본에서 나온다. 자금력이 달리면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2년 전 출범할 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돌풍을 일으키는 듯했다. 금융권 메기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하다. 메기는커녕 새끼 미꾸라지(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영국의 붉은깃발법을 거론하며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앞장섰다. 그 덕에 국회는 작년 말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통과시켰다.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율을 34%로 높인 게 핵심이다. 이는 분명 큰 변화다. 특례법 제정을 선도한 문 대통령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은행은 면허 사업이다. 따라서 촘촘한 규제가 따른다. 은행법도 있고, 금융사지배구조법도 있다. 특례법 하나 만들었다고 규제가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핀테크 육성이 진심이라면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하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더 근본적 걸림돌은 인터넷은행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지금처럼 금융위가 사전에 심사해서 허가를 내주고 사후에 그물망 법령으로 옭아매는 것이 과연 혁신을 생명으로 하는 인터넷은행과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시중은행이 주요주주로 참여하는 게 타당한지도 곰곰 따져볼 일이다. 지금은 무게중심이 '인터넷'이 아니라 '은행'에 쏠려 있다. 이걸 뒤집어야 진정한 인터넷은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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