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첫 원전 수출 사례다. 이에 따라 한국의 독점 운영권은 한때 떼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UAE 측을 탓하기에 앞서 그 빌미를 준 정부의 성찰이 절실하다. UAE는 바라카 원전을 자국 에너지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며칠 전 제주도 국제원전행사에서 빚어진 해프닝을 보라. UAE 원자력에너지공사 사장은 한국 원전의 기술력을 극구 칭송했지만, 정작 한수원 측은 2040년까지 총 16기 원전을 영구정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마당에 UAE인들 한국에 장기운영권을 통째로 맡길 마음이 생기겠나.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때도 추후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 시 한국의 수주전 참여를 권유받았다. 그곳 최고 실권자가 한국의 UAE 원전 건설을 거론한 데서 보듯 그간 원전강국의 위상을 쌓아올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 한국에서 원전을 짓지 않는다면 설계·건설·운영 등 원전 생태계의 붕괴도 불문가지다. 그렇게 될 때 굳이 한국에 원전 건설을 맡기려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 문재인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원전이 병존하는, 더 현실적인 에너지전환 전략을 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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