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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동상이몽'…비핵화협상 재개 놓고 저마다 다른 셈법

뉴스1

입력 2019.05.28 11:48

수정 2019.05.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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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마지막 변수 '한미정상회담' 전 비핵화 해법 도출될까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남·북·미가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협상 재개를 위한 셈법이 저마다 달라 조율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간 대화를 조속히 재개시키겠다는 '중재' 구상을 밝혔으나,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몰두하는 모습이고, 미국은 '선(先) 비핵화'를 고집하는 등 3국간 동상이몽 속에서 비핵화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비핵화협상의 변수로 6월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이 꼽히면서, 남북간 대화 재개도 자연스레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공식 제안에도 북측이 응하지 않고 있어 아직까진 제4차 정상회담이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며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 우리 정부는 지난 17일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방북도 정부가 승인 결정을 하면서, 개성공단과 대북 지원으로 남북 대화 물꼬를 틔우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정부가 교착 국면에 놓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북측은 28일 현재까지 '무응답'인 상황이다.

여기에다 남북 민간단체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접촉한 자리에서 북측이 남북관계를 비롯해 북미 대화 교착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을 볼 때, 난마처럼 얽힌 비핵화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23일 북측과 접촉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에 따르면, 북측은 우리 정부를 향해 "당사자로서의 이런저런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개성공단 문제를 비롯한 남북 정상간 합의사항 이행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북측이 '중재자론'을 표방해 온 정부를 향해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남북간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하는 등 대남 압박에 나서는 것을 볼 때 북측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변화는 북한의 '협상 라인업 재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 온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통일전선부장직에서 하차시키고 외무성 라인을 재정비했다.

실제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하노이 결렬 이후 개최된 북러정상회담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며 전면에 부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북측은 최근들어 외무성 명의의 대미 비난 담화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미국을 향한 '직접적' 비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전날(27일)에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위반이라고 말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향해 "이런 인간 오작품은 하루빨리 꺼져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다만 북한의 이같은 반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다는 기조 자체를 유지하면서도, 대북 제재 문제에 관해선 표면적인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다른 개발도상국처럼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데 푹 빠져 있다. 그는 핵이 있으면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그것을 잘 이해한다"고 치켜세운 후 제재 유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오히려 북한의 입장에서 대화 재개에 대한 '압박'만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북미간 입장 차이는 여전히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6월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교착 상태 타개를 위한 돌파구 모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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