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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리면 고용 감소...취약계층 피해 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8 15:52

수정 2019.05.28 15:52

28일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서 연구 결과 나와
강창희 교수 "10% 올리면 고용규모 0.79%↓ "
황선웅 교수 "고용감소 최저임금 탓 지나쳐" 반박
최저임금을 10% 올리면 국내 노동시장의 고용 규모가 최대 0.79%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청년 노년층이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과도하게 추정했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고용 둔화는 경기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의 부정적인 영향이 영세한 사업장과 저임금 근로자 등 취약계층에 더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속도 조절론'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년·5인미만 사업장 등 타격 커"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28일 한국노동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이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주최한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노동시장 전체의 고용 규모는 약 0.65~0.79%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정 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집군(集群) 추정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시간당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의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도별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 자료로는 고용노동부의 지난 2008∼2017년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활용됐다. 최저임금이 16.4% 오른 지난해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강 교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보다 5000원 높은 임금수준을 기준으로 잡고 최저임금이 10% 인상을 가정할 경우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고용은 각각 1.47%와 0.2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인 사업장의 고용규모는 2.18% 감소하는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0.98%)과 30∼299인 사업장(0.42%)은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 교수는 “청년, 노년층, 5인 미만 사업장등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집단에서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공단 내 중소 제조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 4개 업종에 대한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다수 사업장에서 고용을 줄여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했고, 고용과 근로시간을 모두 줄여 인건비 부담 충격을 완화한 곳도 상당수 있었다.

반면,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과도하게 추정했다는 반박도 나왔다. 황선웅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에 발표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일자리 안정자금 대폭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효과 추정 규모를 너무 크게 잡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미국에서는 이 모델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지난해 고용부진에 대해 "주된 원인으로 최저임금보다 경기침체일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 경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 적용시점 가깝게 결정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할 때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 여건이 좋지 않을땐 최저임금 인상이 상대적으로 좋은 영향이 작아질 가능성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최저임금 결정 매커니즘 결정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방안은 최저임금이 새로 적용될 시기에 정해 경기와 노동시장 여건을 잘못 진단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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