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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人터뷰] "한국 블록체인, 선진국에 6개월 뒤졌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9 14:10

수정 2019.05.29 14:10

한국IBM 박세열 상무 인터뷰 "블록체인, 전 산업에 융합 시작…이제는 아이디어 싸움" "기술에만 매달리지 말고 참신한 서비스 만들어야"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이미 미국 등 해외 선진국보다 6개월 정도 뒤쳐져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100여개에 달하는 블록체인 상용화 사례가 발굴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할만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세계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IBM의 한국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IBM 박세열 상무가 내놓은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현주소다.

■韓 블록체인, 해외보다 6개월 뒤져
지난달 한국IBM이 서울에서 ‘IBM 블록체인 - 더 넥스트 웨이브’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날 컨퍼런스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여러 기업 담당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한국IBM 박세열 상무의 강연이다. 박 상무는 한국에서 열리는 여러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의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자타공인 블록체인 전문가다.

한국IBM 박세열 상무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IBM 박세열 상무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IoT, AI 접목한 혁신적 아이디어 필요”
박 상무는 강연 직후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나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참여자들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유형의 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신뢰보장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산을 교환하게 되는데, 디 때 자산은 암호화폐가 될수도 있고 지식재산권, 데이터 정보, 부품이나 완성품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 교환'이라는 점에 집중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이용자나 기업들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상무는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도 함께 융합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의료분야에서는 환자가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면 그때 비용을 지불하는 이상적인 구조도 블록체인 기술과 IoT 기술을 활용해 구상할 수 있다. 지금은 치료 여부에 관계없이 진료만 받아도 비용을 지불하지만, 시계형 의료장치 등을 통해 자동적으로 내 건강정보가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전송된다면, 증상이 호전됐다는 기록이 나와야만 비용이 지불되는 서비스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IBM 박세열 상무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IBM 박세열 상무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세계가 ‘토큰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사례는 세계 최대 해운기업 중 하나인 머스크와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유명하다.박 상무는 최근 IBM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트렌드가 다양한 토큰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역화폐 사업을 토큰경제와 접목시키거나 태양광 에너지를 사고 팔 수 있는 에너지토큰, 금이나 오일 탄소배출권 등을 토큰화시킨 자산토큰 등이다.

박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되면 킬러 앱이라고 부를만한 서비스는 대부분 토큰을 주고 받는 기능이 담길 것”이라며 “지금은 암호화폐만 주목받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토큰의 일부분일 뿐이며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토큰이 활성화되는 토큰경제 시대가 일상적인 시대가 곧 온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 상무는 이미 한국에서도 여러 기업들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직 검증단계기 때문에 외부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금융기관이나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이 IBM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하반기나 내년이 되면 한국에서도 상용화된 블록체인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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