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속도조절 언급, 정부 역할 아니다" 견제
경영계, 속도조절과 업종별 차등적용 카드 제시
경영계, 속도조절과 업종별 차등적용 카드 제시
사상 첫 공익위원 집단 사퇴 등 몸살을 앓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했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두자릿수 인상율을 기록한 가운데 모인 경영계와 노동계는 첫 만남부터 입장 차를 드러냈다.
노동계는 최근 거론되는 '속도조절론'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 독립성을 강조하며 견제구를 날렸고, 경영계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강조하며 '업종별 차등적용 카드'를 꺼냈다. 2020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박준식 한림대 교수를 최저임금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심의에 들어갔다.
박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사회 각층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럴 때일수록 최저임금위의 대내외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고, 최저임금위 논의 공개를 포함해 심의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위원장이자 공익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2020년 최저임금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위원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노사 대표들의 발언에서 명백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 독립성을 강조하며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경계했다.
백석근 근로자위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1년만에 바뀌는 상황이 유감스럽다"며 "최저임금의 속도조절은 정부가 해야할 일이 아니라, 법에 명시된 최저임금위원회의 역할"이라며 "위원들이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파행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성경 근로자위원(한국노동자총연맹 사무총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과 관련, "대기업이나 300인 이상 보직 노동자들은 임금을 줬다 뺏기는 상황이 되고, 을과의 전쟁으로 번지다보니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사회적 논란이 많았지만 2020년에는 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과 업종별 차등화 검토 등을 주장했다.
이태희 근로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난해 과도한 인상은 고용감소 등 부작용을 가져왔다"며 "취약계층 등 어려운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발표하는) 맞춤형 대책이 대상의 특수성을 감안한 대책인 것처럼 업종별 구분도 이같은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업정별 차등 적용에 대해 위원회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도 “실물경제가 굉장히 좋지 않고 최저임금도 상당히 많이 오르는 등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최임위에서는 시장에 신호를 확실히 줄 수 있는 심의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원회의에 앞서 최저임금위원 위촉장을 전달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자리에 계신 위원 한분 한분이 국민의 관점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문제, 최저임금이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있게 고려해 심의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결정시한은 오는 6월27일이며,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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