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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물가 전망 줄하향.. 힘 실리는 하반기 금리인하론 [디플레이션 논란 점화]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2 18:52

수정 2019.06.02 18:52

한국 성장률·물가 전망 줄하향.. 힘 실리는 하반기 금리인하론 [디플레이션 논란 점화]

최근 경기침체와 저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초 타결을 낙관했던 미·중 무역분쟁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대응을 추가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내외 주요 기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려잡으면서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성장세 둔화는 소비, 고용, 투자 등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면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도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0%로 하향했고, 내년 역시 1.6%에서 1.2%로 내려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소비자물가가 0.7%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산물·석유류 가격 안정 등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이 제한되는 동시에 경기부진으로 수요 측 압력은 떨어지고 있어서다. 내년은 소비자물가가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경기부진 여파로 올해와 내년 각각 1.2%, 1.3%에 머무는 등 낮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같이 경기침체와 저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확대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한은의 금리인하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5월 31일 금통위 개최 후 국고채 3년물(1.587%), 5년물(1.605%), 10년물(1.682%)은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고 초장기물인 50년물(1.714%)도 기준금리 수준(1.75%)을 하회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향후 경기악화로 수요가 줄면 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금리를 내리거나 시중에 유동성을 더 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향후 경제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물가에 대해서도 "하방 위험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5월 금통위에서는 조동철 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소수의견이 나온 건 2016년 4월(하성근) 이후 3년여 만이다.
조 위원은 5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본격적으로 금리인하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재정정책의 효과와 경제 불확실성의 심화, 가계부채 증가세 등 경기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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