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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서울 집 사는 데 11년 걸렸다면 이젠.."

뉴스1

입력 2019.06.04 06:30

수정 2019.06.04 10:29

서울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이광호 기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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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서울 PIR 14.1배…KB아파트 PIR 10.5 '역대 최고치'
"대출 제한·생활비 등 고려하면 내 집 마련 수치보다 더 어려워"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에서 중산층 가구의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실질 소득 증가율과 대출 제한 등을 고려하면 중산층의 서울 '내 집 마련'은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KB부동산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한 2019년 3월 서울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ㆍPrice to Income Ratio)'은 14.1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4.3배)보다는 소폭 나아졌으나 1년 전(12.1배)과 비교하면 소득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2년이 더 늘었다.

PIR는 집값을 가구의 연간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KB부동산은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3분위)가 중간가격(3분위)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을 산출했다. 즉 중산층이 적당한 가격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서울 PIR는 상승곡선이 뚜렷하다. 지난해 1월 11.4배였던 이 수치는 같은 해 10월 14.0배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4배 선을 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11월과 12월 14.3배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14배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중산층이 서울서 적당한 집을 사는 데 약 11년 걸렸다면 이제는 14년 이상 걸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중산층 가구가 수입의 절반을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로 쓰는 것을 생각하면 서울서 내 집 마련 기간은 3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 등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중산층이 체감하는 PIR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KB은행이 자사의 서울 아파트 담보 대출자 정보를 통해 파악한 'KB아파트 PIR' 수치는 더 악화했다. 올 1분기 서울 KB아파트 PIR는 10.5배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KB아파트 PIR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10배 이상을 기록했으며 4분기 9.9배까지 떨어졌다 다시 상승한 것. 이는 주택가격 상승세는 여전한데 가구소득이 줄었서다.
1분기 서울의 평균 가구소득은 4845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4962만원)보다 117만원 감소했다. 반면 주택가격은 4억9000만원에서 5억1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소득 증가가 정체했고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여전하다"면서 "다시 집값이 상승 곡선을 타고 (소득의 뚜렷한 증가가 없다면) PIR 수치가 역대 최고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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