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생맥주 세율 2년 경감… 4캔=1만원도 그대로 [술과 車, 세금 변화 어떻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5 17:24

수정 2019.06.05 17:24

맥주·탁주 종량세 전환 영향은
생맥주 세율 2년 경감… 4캔=1만원도 그대로 [술과 車, 세금 변화 어떻게]

맥주와 탁주(막걸리) 주세체계가 50년 만에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캔맥주의 세부담은 내려가지만 생맥주와 병맥주, 페트병맥주 세금은 올라간다. 다만 생맥주의 경우 세부담이 급등한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20% 경감키로 했다.

맥주가 종량세로 바뀌면 수입·국산맥주의 L당 주세는 같아진다. 국산 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공급된 이른바 '4캔 1만원'과 같은 저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국내 맥주시장이 치열한 경쟁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 국내 맥주 3사가 국산맥주 생산과 수입맥주 공급을 함께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장 국산·수입산 소비자가격 변화요인은 없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는 종가세가 유지된다.

■캔맥주 세부담 내리고 병맥주 올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주류 과세체계 개편방안 및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연장'을 논의·확정했다. 정부에 따르면 우선 맥주의 과세체계가 종가세(가격기준)에서 종량세(용량·도수기준)으로 바뀌면서 용기별로 세부담에 변화가 생겼다. 현행 종가세에서 맥주의 주세는 L당 캔 1121원, 병 814원, 페트 803원, 생 519원 등이다. 하지만 이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용기에 상관없이 L당 830.3원의 주세가 붙는다. 국산·수입맥주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L당 세부담 증감률(주세·부가세·교육세 포함)은 △캔 -415원(주세증감률 -291원) △병 23원(16원) △페트 39원(27원) △생 445원(311원) 등으로 바뀐다.

생맥주의 경우 종가세에서 출고가격이 낮았기 때문에 다른 용기에 비해 세부담도 작았다. 그러나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세부담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따라서 정부는 생맥주 생산비중이 높은 수제맥주 업계를 감안해 2년간 종량세 전환 적응기간을 두기로 했다.

수입맥주는 종류별로 L당 세부담이 700~1000원까지 다양했다. 역시 830.3원으로 통일되면 저가의 세부담은 커지고 프리미엄 고가는 반대 혜택을 받게 된다. 하지만 '4캔에 1만원' 상품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오비, 하이트, 롯데 등 국내 맥주 3사가 다수의 외국맥주를 수입하기 때문에 업체 내 국산·수입맥주 세부담 증감이 상쇄 가능할 것"이라며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함께 종량세로 바뀐 탁주의 주세는 L당 41.7원으로 책정했다. 2017년 40.4원과 비교하면 1.3원 세부담이 증가했는데, 2017~2018년 평균 세율을 적용할 경우 세수 중립적이라는 게 정부 주장이다. 아울러 정부는 맥주와 탁주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물가에 따라 세율과 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물가연동 최초 적용시점은 2021년이다.

■맥주업계 "4캔 만원은 변화無"

맥주업계는 빠르게 득실 계산에 나섰다. 국산맥주의 경우 캔제품의 출고가는 내려가지만 생맥주·병맥주·페트병은 올라간다. 수입맥주는 L당 세율이 지금보다 100원 넘게 오른다. 하지만 맥주업계는 '4캔에 1만원'은 변함없이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산 맥주업체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으로 세금이 낮아지면 출고가격도 당연히 조정이 된다"면서도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은 유통업체에서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맥주는 문제가 복잡해졌다. 정부가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 20%를 경감해주겠다고 했지만 출고가 인상으로 무게가 실린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생맥주 가격을 안 올리는 선에서 세율인상을 최소화한다고 했는데 결국 업체한테 떠넘긴 셈"이라며 "생맥주 가격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수입맥주는 업체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현재로서는 '1만원에 4캔' 정책은 그대로 가져갈 전망이다.
맥주 수입사 관계자는 "수입맥주 중에도 신고가가 높았던 아사히, 기네스 등은 1만원에 4캔 마케팅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면서 "100원 정도 세금이 오른다고 해서 이탈하는 브랜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김병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