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뜻대로 안돼 골난 北, 다시 극단 치닫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7 16:02

수정 2019.06.07 16:02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상업위성을 통해 5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우라늄 농축 공장 주변 액화질소 운반용 트레일러 추정차량의 운행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상업위성을 통해 5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우라늄 농축 공장 주변 액화질소 운반용 트레일러 추정차량의 운행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북한은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단순한 군사훈련에 불과하다고 한 바 있다. 향후 북한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발사, 국제사회를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우리나라와 미국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한 북한의 계획된 움직임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5일(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과학연구센터 일대를 최근 찍은 상업위성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농축공장(UEP)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이 시설 주변의 차량과 장비,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또 기체 원심분리기 시설 옆에 실린더 또는 컨테이너로 보이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연일 강경한 어조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자기의 의무를 저버리고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에 매여 있다"며 "미국은 셈법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며,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이 일괄타결식 핵폐기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결렬됐다.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핵시설을 폐기하면서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던 계획은 회담 당일 물거품이 됐다.

비핵화 방식과 순서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괄타결식 비핵화와 단계적 비핵화 사이 간극이 너무 큰 상태다. 또 미국 입장으로서는 자존심 상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기 쉽지 않다. 북한은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타결식 핵폐기는 곧 체제를 위험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의 화살은 우리 쪽으로도 왔다. 북한은 미국 편에 있는 우리나라에게 속았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쪽에서 남·북 정상회담, 식량지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제안을 하지만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 대화를 완전히 차단한 상황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 및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미 양측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결국 우리 정부가 가진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쪽으로 북한과 미국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쨌든 연말까지 시한이 있으니 만약 그 때까지 잘 안돼서 북한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북한이 ICBM을 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 미국이 스몰딜로 돌아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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