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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계속되고 추경은 기약 없어… 성장률 하향 불보듯 [경기 낙관론 접은 정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0 18:07

수정 2019.06.10 18:07

경제 불확실성에 수출 부진 계속..기재부 이달말 경제정책방향 발표
GDP 전망 얼마나 내릴지 촉각..한은도 7월 한차례 더 낮출 듯
무역전쟁 계속되고 추경은 기약 없어… 성장률 하향 불보듯 [경기 낙관론 접은 정부]

무역전쟁 계속되고 추경은 기약 없어… 성장률 하향 불보듯 [경기 낙관론 접은 정부]

최근 청와대마저 "경기하방 위험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경기 낙관론을 접으면서 거시경제 양축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이다. 당초 예상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연말 성장률 전망치의 추가 하향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를 앞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재부가 예측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2.6~2.7%다.

한은도 오는 7월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이미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정부와 한은의 '중간점검'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정부와 한은이 전망치를 어느 정도까지 내릴지에 쏠리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반도체 수요 부진이 겹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경제를 위태롭게 떠받쳐온 수출이 최근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생산·투자·소비 전반에 걸쳐 경제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뒷걸음질친 상태다. 한은이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0.4%로, 4월 발표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낙관론을 펼쳐왔던 정부도 최근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실제 기재부는 지난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부터 '긍정적 모멘텀' 문구를 삭제했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기재부와 한은이 일단 당초 전망 대비 0.1~0.2%포인트가량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4%로 하향했다. 금융연구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2.6%에서 2.4%로 눈높이를 낮췄다.

민간에서도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낮춰잡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전망, 3개월 전(2.4%)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민간연구소 중에선 가장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3%로 0.2%포인트 하향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6조7000억원의 추경으로 인한 0.1%포인트의 성장률 상향 효과가 반영된 수치다. 특히 국회 추경안 통과가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당초 전망보다 추경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높다.

해외 투자은행(IB)의 경우 이보다 더 비관적으로 한국 경제를 보는 기관들도 있다.

노무라증권(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ING그룹(1.5%) 등은 아예 올해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상황이다.


문제는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연말 전망치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그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내린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 2.6~2.7%까지 전망치를 다시 내렸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성장 전망치를 지나치게 많이 낮추면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KDI나 OECD와 비슷한 수준으로만 하향할 것"이라며 "다만,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경우 연말에 성장률을 다시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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