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희호 되자"…이재용·김현철·이순자도 조문(종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19.6.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12일 오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19.6.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12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19.6.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틀째 추모 행렬…여야 "DJ 동지이자 민주화·여성운동 지도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정연주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사흘째, 빈소가 차려진지 이틀째인 12일에도 전날에 이어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 여사의 빈소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고건 전 국무총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동영 당대표를 비롯한 민주평화당 지도부, 방송인 김제동·오정해씨 등 정·재·학·문화계 유력인사들은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줄을 지어 조문하고 애도를 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와 여성 또 평화통일을 향한 여사님의 헌신과 업적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그래서 국민 모두가 더욱 마음이 아프고 슬픈 것 같다. 부디 모든 국민들의 위안과 함께 평안한 길을 가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방명록에 "민주화와 여생을 위한 헌신과 업적을 꼭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이재용 부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빈소 입장과 퇴장때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떠났다.

동교동계(DJ계) 좌장인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재임시에 대화를 많이 했고 특히 이 회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우리가 20~30년 후 우리 국민이 먹고 살게 없다. 그러니 정부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얘기를 해서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이 30년, 50년 후에 국민들을 위한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지금 보면 이 회장의 말씀이 딱 맞다"고 평가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도 이날 오전 일찍 조문을 왔다. 김상임이사는 "매년 새해 1월1일이 되면 인사드리러 갔는데 항상 반갑게 대해주셨다. 몇 년 동안 동교동 (이 여사의 자택)에 찾아뵙고 인사드렸는데 병세가 이렇게 나쁘신줄은 몰랐다"며 "너무 애석하다.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이 여사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시고 정치적동지이자 여성인권지도자로서 한평생을 헌신하다 가셨다"고 평가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DJ의 최대정적,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여사는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유족들과만 인사와 악수를 하고 애도를 표한뒤 조문 후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곧바로 빈소를 빠져나갔다.

정동영 대표는 조문한 뒤 "고인께서 남기신 말씀대로 우리 시대의 과제인 화합과 통합 없이는 남북관계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이 여사가 남기신 유언을 받들어 어지러운 정치권이 보다 하나가 되고 화합의 길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싸우시다가 가셨고,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아내로서 우리나라를 진전시키는 데 기여하셨다"며 "아쉽지만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김무성,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상도동계(김영삼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은 "이 여사는 우리가 민주화 투쟁을 할때 지도자로서 항상 중심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겪으시면서도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지도하고 방향을 정해주셨다"며 "우리 모두 민주화투쟁의 대모로 존경하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철 의원은 "양김(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시대 선배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이 여사가 없었다면 DJ도 없었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저도 15대 국회 당시 들어와서 이 여사의 한결같은 의지와 신념을 멀리서나마 잘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이 여사의 입관예배가 진행됐다. 가족들과 참석자들은 슬픔에 겨운듯 눈시울을 붉히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예배를 진행했다.

김상근 목사는 설교에서 "세 아들과 며느리의 어머니로서, 손자들의 할머니로서, 줄곧 고난의 길을 걸었던 정치인의 남편에게 이희호는 어떤 아내였는지 잘 안다"며 "아직 척박했던 이 나라 여성들에게, 고난을 받고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희호는 누구였는지 우리는 잘 안다.
기어코 민주화의 선두에 섰던, 남북분단도 몸으로 깨며 평화를 이뤄낸 이희호를 잘 안다. 신앙인으로서 장로 이희호를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이희호의 입관이란 무엇인가. (성서 열왕기에) 엘리사가 엘리야가 벗어준 두루마기를 받아입은 것처럼 이희호의 두루마기를 받아 입는 것"이라며 "후손으로서, 사회운동·정치적 동지들은 동지로서, 평화와 정의의 길을 가는 신앙인은 신앙인으로 이희호의 두루마기를 이어 입자. 우리가 또 한 이희호가 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