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스바겐이 스웨덴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인 노스볼트와 합작 벤처를 설립을 하고 지분의 20%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전지를 생산하게 될 노스볼트는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와 BMW, 가구업체 이케아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였으며 유럽투자은행(EIB)으로부터도 3억5000만유로(약 4671억원)를 대출받았다.
노스볼트는 전직 테슬라 직원 두명이 파나소닉과 한국의 삼성, LG켐 등 기존의 배터리 생산업체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지난 2016년에 설립한 기업으로 스웨덴 북부에서 수력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8월에 첫 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또 늦어도 2024년초부터 독일 북부 잘츠기테르의 제2공장을 완공시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저널은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생산 개발 연구를 했지만 투자한 자본에 비해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등 리스크가 있다며 앞으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5년동안 300억유로(약 40조원)를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를 연 300만대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이면 폭스바겐 판매 차종의 5분의 2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스볼트와의 합작 벤처로는 2025년까지 필요할 전지 수요의 5%를 확보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이는 것이 폭스바겐에게는 리스크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배터리 생산에 뛰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정치적인 것으로 유럽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에 전기차 기술 우위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높은 아시아 생산 의존도를 지적해왔다. 블룸버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배터리 생산 시설의 약 80%가 아시아에 있는 반면 EU는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무산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르노 합병 협상에서 르노 최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유럽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폭스바겐 투자자들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 배터리 기술로 인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노스볼트에 대한 투자 결정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파나소닉과 제휴하고 있는 도요타는 이달들어 테슬라 차량과 스마트폰 배터리에 많이 쓰고 있는 기존의 리튬이온이 아닌 솔리드스테이트(고체상태)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기술을 공개했다.
FT는 폭스바겐이 디젤차 매연 축소 조작으로 피해 입은 금액이 34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10억달러 투자는 높은 대가의 베팅은 아니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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