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침체 국면을 가리킨 데 이어 같은 달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도 큰 폭으로 둔화해 1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증가율인 5.4%보다 0.4%포인트 둔화한 수치다. 아울러 시장 예상치인 5.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2002년 2월 2.7%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의 월간 산업생산 증가율은 올초 들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5.3%로 떨어졌지만 3월 8.5%로 크게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일각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타격을 받았던 중국 산업경제가 반등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4월 5.4%로 떨어지면서 하락반전하다가 이번에 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중국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5월 산업생산이 2002년 이래 가장 약한 수준으로 내려간 것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따른 역풍을 맞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1~5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FAI)는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해 시장 예상치 6.1% 증가를 밑돌았다.
반면, 5월 소비판매는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8.2%를 웃도는 수준이다.아울러 전달의 증가율인 7.2%를 웃도는 수치다.
산업생산률에 앞서 발표된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경기 위축 국면을 가리키는 49.4로 집계된 바 있다. PMI는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기준선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지난 5월 미중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6월1일부로 추가 관세부과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중국의 산업생산 지표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미중간 관세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중국 정부가 연초 내놓은 부양 패키지 이상의 추가 부양 수단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중국 당국이 인프라 투자 지원 등을 위해 수주 내에 기준금리 혹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날 중국 관영 언론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5월 위안화 신규대출과 광의통화(M2) 등의 지표를 보고 당국이 기준금리 혹은 지준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해 중국이 지준율을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금리를 추가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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