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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는 안전자산?… 유동자금 유입에 집값 들썩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돈]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6 17:24

수정 2019.06.16 17:24

강남구 아파트값 34주만에 반등..재건축 급매물 소진에 상승 전환
강남불패 심리에 주택전망도 회복..부동산 추가대책도 약발은 미지수
강남 아파트는 안전자산?… 유동자금 유입에 집값 들썩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돈]

'서울 강남아파트는 안전자산?'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금융시장 혼란으로 금 등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주춤했던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값 역시 덩달아 뛰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금과 미국달러, 미국채권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곳이 다 내려도 강남은 안 내린다'는 '강남 불패'와 '부동산 불패'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면서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시장이 '안전자산화'되면서 유동자금이 쏠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값 동향' 조사에 따르면 6월 둘째 주(6월 10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값은 지난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이다.

9·13대책 이후 전고점 대비 3억∼4억원 이상 떨어졌던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매물 소진으로 상승 전환하고, 일반 아파트도 시세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늘면서 하락세를 멈췄다.


송파구는 잠실 주공5단지, 리센츠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강남뿐만 아니라 비강남권도 급매물이 팔리면서 집값 하락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번주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하는 등 비강남권의 보합 단지가 10개 구로 늘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체 아파트 값도 0.01% 내려 지난주(-0.02%)보다 하락 폭이 둔화했다. 지난해 11월 둘째 주(-0.01%) 이후 최저 낙폭이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는 악화되고 있지만 부동산 매수심리는 오히려 개선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9로 전달보다 3.9포인트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됐다. 반면 5월 주택가격전망은 93.0으로 전달보다 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매달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지난 3월(83.0)부터 반등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불패' 심리 외에도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등 다양한 재료들이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쪽 영동대로 지하공간을 통으로 개발하는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착공이 본격화하면서 강남 집값을 올리는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1100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권 교수는 "유동자금이 너무 많은데 투자처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향후 서울은 국지적으로 상승하며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집값이 들썩이며 당정청을 중심으로 부동산 추가대책을 경고하고 있지만 장기적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으로 △재건축 가능연한을 '준공 후 30년'에서 '준공 후 40년'으로 연장 △1가구1주택에 대한 양도세 강화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 민간으로 확대 등이 거론된다.
권 교수는 "단기적으로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진 못할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2기 신도시 등에 대한 양도세·취득세 완화 등 실질적인 수요 분산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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