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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펀드·金으로 몰리는 자금… 전문가들은 "배당·대형株에 관심둬야"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돈]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6 17:24

수정 2019.06.16 17:24

시중금리 하락에 배당 매력 증가.. 무역전쟁 타결땐 수출株에 베팅
채권형펀드·金으로 몰리는 자금… 전문가들은 "배당·대형株에 관심둬야"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돈]

국내외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크게 출렁거리면서 채권이나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환경에서는 반등시점을 예측하는 선제적 베팅보다는 국면 전환을 확인한 후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금리인하 기조와 기업 실적 부진을 고려하면 배당주 중심의 선별적인 매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채권형 펀드·금으로 자금 몰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3개월 동안 262개 국내채권형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5조514억원이다. 161개 해외채권형 펀드에도 1조2315억원이 몰렸다. 반대로 900개 국내주식형 펀드(-1조2715억원)와 761개 해외주식형 펀드(-1조659억원)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국내외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탓에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려는 시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급등하다 3월 들어 등락을 반복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원화 약세)한 영향에 21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채권과 더불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사상 최고수준으로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은 5만1370원(1돈 19만2637원)으로 2014년 3월 개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국제 금 가격이 올랐다"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려 국내 금 가격도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고배당주로 대응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인하 인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배당주가 인기를 끌 것으로 봤다. 배당주는 금리하락 구간에서 이자 수입을 상쇄할 수 있고, 약세장에서는 배당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기에는 금리가 이미 많이 하락한 상태"라며 "지금은 자산배분전략상 채권보다 주식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식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꺼려지는 상황인 만큼 선별적 매수를 권한다"며 "하반기 글로벌 인프라투자 확대가 중요한 테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금리 급락으로 배당 매력도가 상승한 점도 투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중금리 하락으로 배당주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며 "2·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고배당주 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삼성전자, LG전자, 영원무역, 롯데제과처럼 양국 관계 악화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군에 관심을 두면 좋다"고 전했다.

■화해→IT, 장기화→자동차·조선

전문가들은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이 극적인 타결을 이루거나 희망적인 소식을 전할 경우 수출주 중심의 대형주 비중을 늘리라고 권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협상이 단기에 타결될 경우 수출 증가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IT 등 대형주 위주의 중장기 매매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국이 빠른 시일 안에 전격적인 협상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조선, 운송, 호텔·레저, 의류, 미디어, 생활용품, 소프트웨어 관련주를 추천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한국 증시는 이익과 매출 성장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업황이 바닥을 지나는 업종에 투자하는 역발상 투자로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어야 한다.
자동차와 조선, 미디어·교육, 은행 업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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