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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냐 마이웨이냐… ‘파월의 입’에 세계가 주목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7 17:07

수정 2019.06.17 17:07

시장은 기정사실화
내달 금리인하 가능성 87%..내년 美 경기침체 전망 높아
연준 '인내심' 단어 빼길 기대
연준 의중은 안갯속
금리인하 나서기엔 지표 양호..무역전쟁에도 소비 회복 조짐
로이터 뉴스1
로이터 뉴스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의 입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18~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금리인하와 통화완화 멍석을 깔지, 아니면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마켓워치는 16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FOMC가 이틀에 걸친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는 고사하고, 최소한 '인내심'이라는 단어조차 성명에서 빼지 않는다면 시장은 '투매'로 응답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일반적인 관측은 다음달 30~31일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인하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40% 가까이가 다음달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CME 그룹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움직임으로 보면 시장은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87%로 보고 있다.


이달 중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이번주 '보험' 차원의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26%로 잡고 있다.

시장의 금리인하 전망 배경은 우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협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내년 미국 경기침체 전망이 급속도로 높아진 터라 연준이 예방적 선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이달 주가급락 상황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이 같은 기대감에 불쏘시개가 됐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70%가 내년 말 미국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위축을 불러 실제 경기침체를 부를 가능성을 높인다.

좀체 오르지 않는 낮은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또 다른 배경이다. 미시간대 설문조사에서 소비자의 향후 물가전망은 지난달에 비해 뚝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예측하는 향후 5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5월 2.6%에서 이달 2.2%로 하락했다.

인베스코의 수석글로벌시장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이번 FOMC가 시장 분위기를 잡는 데 아주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퍼는 "모든 눈이 연준 회의에 쏠려 있다"면서 "특히 성명과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예상을 보여주는) 점 예측 그래프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최소한 연준 성명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기대가 무산되면 투자자들은 주식투매로 자신들의 실망감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올 들어 금리와 관련,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내용을 성명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인내심은 당초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쓰였지만 지금은 금리인하와 연관된 것으로 그 의미가 변했다. '인내심'이 성명에서 빠지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두는 셈이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많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금융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캐시 보스챈칙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만큼 미국 경제상황이 어렵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표들이 아직 경제활동의 급격한 둔화를 나타내는 신호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이 금리인하 입장을 명확히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5월 신규취업자 수가 예상치 18만5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7만5000명에 그친 것을 대표적인 경제지표 악화 사례로 들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은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금리인하는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의 배경이다.

미국 소매매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닫히고 있다는 예상과 달리 5월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 0.7%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4월 소매매출 지표도 0.2% 감소에서 이번에 0.3% 증가로 뒤집어졌다. 소비심리도 좋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달 초 97.9를 기록했다.
5월 100에 비해서는 소폭 내렸지만 예상치 97.3을 웃돌았다. 또 산업생산은 5월 0.4% 증가해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이 19일 FOMC 회의 뒤 어떤 성명을 내놓을지 시장이 숨죽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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