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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재앙덩어리?’…용역 최종 보고회 결국 무산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18:41

수정 2019.06.19 18:48

반대 측, 공론화 요구…기본계획 보고 행사장 점거·거센 항의 
19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지역 주민들이 제2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19.06.19. ['뉴시스]
19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지역 주민들이 제2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19.06.19. ['뉴시스]

[제주=좌승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19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가 반대 단체의 거센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과 ‘도청 앞 천막촌사람들’ 등으로 구성된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제주사회를 바라는 제주도민 일동'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회관을 점거하고 항의시위에 나선 가운데 최종보고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국토교통부와 용역 업체 관계자들은 최종보고회가 진행될 대강당 안에 미리 들어가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갔으나, 보고회 시작을 알리는 마이크 소리가 들리자 반대 측에서 강제로 문을 열고 대강당으로 들어가 보고회를 준비하던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며 심한 욕설과 함께 거친 몸싸움이 오갔다.

제2공항 반대 측은 “국토교통부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권고안도 합의되지 않은 채 최종 보고회를 감행하고 있다”며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전력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목숨을 걸고 제주도의 재앙덩어리, 주민의 삶을 쫓아내고 관광객 더 받아 투기자본 살찌울 제2공항 막아내기 위해 왔다"며 "제주도의 미래는 반드시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도민 공론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보고회 시작에 앞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다.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수산리·난산리 주민들도 속속 회관 중앙현관 앞에 모여 앉아 제2공항 건설 반대에 나섰다.

19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의 반발로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가 무산되자 국토부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06.19. [뉴시스]
19일 오후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의 반발로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가 무산되자 국토부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06.19. [뉴시스]

■ 국토교통부 “추후 별도의 최종보고회 갖겠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더 이상 최종보고회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행사장을 떠났다.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보고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실 있는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의 최종보고회는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기본계획안은 기존 제주국제공항이 국제선 항공수요 전부와 국내선 50%를 담당하고, 제2공항이 국내선 50%만 담당하는 방안을 최적의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 연간 여객 1690만명, 운항횟수 연간 10만5000회를 목표로 제주공항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토교통부는 기본계획 용역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도를 비롯해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쯤 고시할 예정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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