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으로 거부가 된 홍성대씨는 책이 처음 나온 지 15년째 되던 해(1981년) 고향인 전북 전주에 고등학교를 세웠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민족사관고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상산고등학교다. 전주 상산고가 처음부터 자사고였던 건 아니다. 처음 일반고로 출발한 상산고는 지난 2003년 자사고로 전환해 첫 신입생 365명을 뽑았다. 이후 전국의 수재들이 모여들면서 전국 시·도 단위에 하나씩 있는 과학영재고, 외국어고등학교 등과 함께 '꿈의 리그'를 형성했다.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여 시끄럽다. 20일 전북도교육청은 상산고가 5년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자사고 평가에서 기준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아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의 요청을 받은 교육부 장관이 이를 최종 승인하면 상산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뽑아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시선은 엇갈린다. 교육계도 당장 찬성과 반대 두 패로 의견이 나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는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자사고는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주장한다. 또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지금 당장 자사고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어떤 방식의 교육이 더 적합한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볼 때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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