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 국빈 최초 '태양궁 환영식'… 北, 다자외교로 美 압박[北·中 평양 정상회담]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8:16

수정 2019.06.20 18:16

中주석 방북 후진타오 이후 14년만..양제츠·왕이 등 외교사령탑 총출동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 주임 포함 경제적 지원 등 실질적 도움 예상
러·중 잇단 회담 김정은 입지 커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4차 방중 당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북한에 공식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에 응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4차 방중 당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북한에 공식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에 응했다. 뉴시스
【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이설영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의 수도 평양에 도착해 1박2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북한 방문은 2005년 10월 후진타오 당시 주석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등이 탄 전용기는 이날 오전 11시40분(북한시간)에 평양공항에 도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이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는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의 환영을 받는 등 최고 영접을 받았다. 중국 주석의 국빈급 방문은 1949년 북·중 수교이래 처음이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오후 곧바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및 북·중 관계 개선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시진핑, 최고 의전 속 방북일정 소화

시 주석은 이어 금수산 태양궁 광장에서 북한 주요 지도자와 평양 시민의 환영을 받았다. 이곳에서 환영식을 받은 것은 외국 지도자 가운데 시 주석이 처음이라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의 방북 수행단 구성에서 북·중 간 교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이날 시 주석 수행에는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 여사를 비롯해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동행했다.

중국 외교사령탑은 이번 방북에 총출동했다.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위원인 양제츠를 비롯해 왕이 외교부장이 동행했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방북 기간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핵심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 협상의 재개 여부를 북·중 간 심도 깊게 논의할 전망이다.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방북 수행단에 포함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발개위는 중국 경제의 사령탑으로, 모든 경제 현안을 조정하는 위원회다.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 허리펑 발개위 주임을 동반한 것은 북한의 현실적 어려움을 겨냥해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다자외교 '정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김 위원장의 내부 입지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러 3각 공조가 강화돼 향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복잡한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보장이 필요하며, 체제 보장이 안되면 6자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무역 분쟁 및 제재로 갈등을 빚고 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미 간 조심스럽게 접촉이 재개된 상황에서 개최됐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제재 완화를 위해서도 도움을 달라고 했을 것으로 보인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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