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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로 기우는 세계 통화정책… 국채금리 뚝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9:14

수정 2019.06.20 19:14

마이너스수익률 국채 3년來 최고
ECB 이어 연준도 금리인하 시사..美·中 무역전쟁 불확실성은 여전
채권으로 투자자 수요 계속 몰려
‘완화’로 기우는 세계 통화정책… 국채금리 뚝뚝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 규모가 3년만에 다시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채권매입 채비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예상이 더해지면서 채권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발언가 전날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채권 수요가 급증해 전세계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 규모가 다시 사상최고치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전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연준 잭슨홀 콘퍼런스' 격인 ECB 연례 콘퍼런스에서 금리인하, 채권매입 등을 포함한 통화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드라기 발언으로 이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국채 규모만 7140억달러에 이른다.

채권을 갖고 있으면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되레 돈을 내야 하는 경제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간주됐던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이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는 2016년 처음 나타난 뒤 이제 유럽, 일본 국채 시장의 대세가 됐다. 드라기 발언 뒤 프랑스와 스웨덴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더 깊이 내려가 -0.29%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와 관세를 동원한 무역전쟁,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자들을 국채로 끌어들이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미국과 중국간에 대화 기류가 감지되고는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조만간 대화로 마무리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세계 채권시장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2.51%에서 지금은 1.76%까지 낮아졌다. ISI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가는 분석노트에서 드라기 총재가 신트라 연설에서 새로운 통화완화 시동을 걸었다면서 "최근의 트럼프-시진핑(중국 국가주석)간 움직임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제대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완화시키지 않는 한 ECB는 7~9월 중에 부양책을 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금리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전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무게중심이 '정상화'에서 '완화'로 기우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1.5%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일에는 호주가 0.25%포인트 낮은 1.25%로 내렸고, 이튿날인 6일에는 인도가 역시 기준금리를 5.75%로 0.25%포인트 내렸다.
또 7일에는 칠레가 0.5%포인트 떨어뜨려 3.00%로 기준금리를 낮췄고, 14일에는 러시아가 7.5%로 0.25%포인트 낮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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