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최태원의 새 경영 키워드 '행복'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18:22

수정 2019.06.25 18:22

2016년 딥체인지→ 2017년 공유→ 2018년 혁신
SK그룹 확대경영회의 개최
"구성원 행복 위한 방법 찾고 계획 전담할 조직 만들어야"
SKT, 이미 명퇴 제도 중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5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 확대경영 회의'에 참석해 주요 계열사 CEO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5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 확대경영 회의'에 참석해 주요 계열사 CEO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구성원의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행복전략'을 펼쳐가기로 했다. 올해초 SK텔레콤 등에서 선보인 명예퇴직 제도 전면 중단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SK그룹은 25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해마다 이 회의에서 그 해의 SK그룹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2016년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2017년 공유 인프라(딥체인지2.0), 2018년 일하는 방식의 혁신(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대표적이다.

올해의 화두는 미래 환경 변화에 맞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고 그 주체인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이른바 '행복전략'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행복전략과 행복지도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상시로 진행돼야 할 일"이라며 "각 회사들은 행복지도를 어떻게 찾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효율적인 방법론과 계획을 전담할 조직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구성원의 행복을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행복전략이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제시하는 톱 다운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조대식 의장도 이날 오프닝 스피치에서 경영환경 급변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위기를 극복하고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관계사 CEO들은 각 회사의 '행복전략' 방향성과 구성원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 등을 파악해 우선 순위화한 '행복지도'를 발표하고 공유했다.

대표적인 게 SK텔레콤의 명예퇴직제도 폐지 실험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올 초 비정기적으로 실시하던 명예퇴직 제도를 전면 중단하고 대신 올해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만 50세 이상이거나 근속 기간이 25년 넘는 직원이 신청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정년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최장 2년 간 휴직 하면서 회사 밖에서 창업 등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도전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고령화되면서 언제든지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불식시켜 구성원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제도라는 것.

아울러 이날 CEO들은 구성원의 행복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잠재 고객) 등 각 이해관계자들의 행복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성원의 행복이지만 구성원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행복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화두였다.
CEO들은 구성원 행복의 전제 조건인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관계사가 속한 기존 비즈니스 영역에만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별 지향점 재정립을 위해 △각 이해관계자별 행복 증진 방안 △디지털 혁신(DT)·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기술 등을 감안한 행복전략과 행복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돈을 버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와 보상을 했다면 앞으로는 구성원 전체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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