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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DMZ '동맹' 상징이라면 트럼프의 DMZ '평화' 상징이될듯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6 17:45

수정 2019.06.26 17:45

방문가능성 높아 비핵화 대화탄력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가 달라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현실화되면 과거 미국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이다.

특히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정국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남북관계의 상징인 DMZ에서의 메시지 타전은 향후 비핵화 정국 대화재개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단상징서 평화상징으로

26일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남북관계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과거 DMZ를 방문했던 미국 대통령들은 북한의 위협과 한·미 동맹을 중요성을 거론하며 미국의 방위공약을 강조했다"며 "이에 비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은 대화기조를 이어가려는 미국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과거의 방문과 맥락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과 대결구도 속에서 관계개선 의지를 타전하기 위해 방문했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군사합의가 체결된 후 GP초소 철수, JSA 내에 인력 자유왕래 등 DMZ는 안보현실을 보여주는 장소에서 평화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방문하게 되면 그런 의도를 더 강하게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이 군사적 긴장완화 내용 등을 담은 남북군사합의를 이행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함으로써 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비핵화 논의 진전 등의 '동기부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트럼프식 평화메시지 나오나

역대 미국 대통령은 대부분 방한 때마다 DMZ를 방문했다. 1952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DMZ를 찾은 이후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은 단골 방문지가 됐다. 다만 DMZ에서의 발언은 대부분 군사대치 상황과 한·미 군사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나올 만한 발언들은 과거와는 다른 맥락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민 실장은 "과거에는 남북, 북·미 관계의 변화가 지금과 같이 획기적으로 이뤄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발언 자체가 효과를 보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평화의 상징으로 바뀐 DMZ이기 때문에 북·미 대화 재개와 관련, 트럼프식의 발언이 나올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센터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본다"며 "선언 수준은 아니더라도 북한에 대한 대화제안과 비핵 평화의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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