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변 볼 때 스마트폰 보면 위험, 뒤처리 후 휴지에 피가 묻어 있다면..

뉴스1

입력 2019.06.30 07:00

수정 2019.06.30 10:32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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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시간 짧을수록 좋아…섬유질·운동 예방효과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하는데 휴지에 피가 묻어 나와 당황하는 환자들이 많다. 혹은 변기 안이 선홍빛으로 물들어 있다면 치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대장질환에 걸린 게 아닌지 덜컥 겁이 난다. 예민한 부위라 남들에게 물어보기도 어렵다. 약간의 출혈을 넘어 항문 밖으로 살 같은 게 삐져나오면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이런 이유로 치료를 미루다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병을 키우는 환자들이 많다.
몸이 보내오는 신호가 매우 분명했는데도 말이다. 치질은 치핵과 치루, 항문 농양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주요 증상은 치핵이다. 흔히 쾌변으로 부르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항문질환을 이해하기 쉽다.

평소에는 꼭 닫혀 있던 항문은 배변을 볼 때 넓게 확장된다. 대변은 약간 딱딱하다. 평소 항문을 닫는 마개 역할을 하다가 배변 과정에서 딱딱한 대변이 항문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도록 쿠션이 되어주는 혈관 조직이 있다. 이 조직에 문제가 생긴 게 치핵이다.

치핵은 발생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한다. 내치핵은 항문관 안에서 발생하며, 통증 없이 배변 뒤 출혈이 생기거나 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며, 혈전이 생겨 콩처럼 단단하고 통증이 심하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는 것은 치핵 증상이 나빠지는 지름길이다. 알코올은 항문의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로 인해 항문 조직이 부풀어 오르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에 따라 치핵 증상이 있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환자 수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특징을 보인다. 남성 환자는 2017년 기준으로 만 45~49세가 가장 많았다. 여성 환자는 만 25~44세 사이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치질이나 치핵이 생겨도 무조건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증상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나뉘며, 치료법이 다르다. 가벼운 1기는 섬유질을 많이 먹고, 배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는 습관을 기른다. 따뜻한 물로 좌욕하는 생활습관 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2기 환자는 늘어진 치핵에 고무링을 끼우는 고무밴드결찰 등 보존적 치료법을 시도한다. 3기 이상은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다만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을 시도한 후 마지막 방법으로 수술을 택하는 이유다.

치질을 예방하려면 항문을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고, 올바른 배변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변비가 있다면 당장 치료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술을 자주 마시지 않고, 염분이 들어간 음식도 피한다.

배변을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책을 읽는 것은 치질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따뜻한 물로 자주 좌욕을 하되, 쪼그려 앉아서 하기보다는 5~10분 정도 엉덩이를 푹 담근다.


오흥권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치질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가끔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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