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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주 제2공항’ 강행 의지…수혜 기업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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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제2공항…국토교통부 "기본계획 10월 확정 고시"  
인근 대규모 사업장 둔 보광·한진·현대차그룹 등 개발 호재  
반대 측, 공론화 촉구·용역 은폐의혹 감사 청구…갈등 계속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찬반 갈등 속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고 사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일찌감치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 대규모 땅을 갖고 있거나 사업장을 둔 기업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온평·난산·고성·수산리 일대 약 500만㎡ 부지에 4조8700억원을 들여 짓는다. 2020년 착공해 2025년 개항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가 제2공항 접근성 개선을 위해 광역도로 건설과 우회도로 4개 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BGF그룹(엣 보광그룹) 계열사인 ㈜보광제주는 2006년 성산읍 신양리 섭지코지 일대에 성산포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국공유지와 사유지를 65만3000여㎡를 매입했다. 당시 보광제주가 신양리 주민들로부터 사들인 사유지 평당 2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4월에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취득세·등록세 66억9000만원, 재산세 7억1000여만원 등 74억원을 감면받았다. 보광은 이곳에다 콘도미니엄 3개 동 300실과 빌라 33개 동 50실 등을 갖춘 휘닉스아일랜드를 2008년 6월 준공했다. 제2공항과 인접해 있는 데다 배후에 주거·상업시설 갖춘 복합도시 조성될 계획이어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도민들의 보광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보광은 투자진흥지구 내 미개발 토지 3만 7829㎡를 2013년 중국계 자본에 되팔아 땅장사 논란을 일으켰다. 21억1100만원에 산 토지를 68억원에 되팔아 시세차익만 46억8900만원을 챙겼다. 게다가 보광이 매각한 토지 가운데 77%(2만 9228㎡)는 국공유지인 것으로 드러나 당시 제주도가 사기업의 땅장사에 휘둘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19.6.25./뉴스1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계열사를 통해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 정석비행장·항공관( (126만㎡·표선면 가시리), 제주민속촌(16만5000㎡·표선면 표선리), 제동목장(1514만㎡·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업장과 땅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해비치호텔앤리조트(표선면 표선리)·해비치컨트리클럽 제주(36홀·남원읍 신흥리)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999년 컨트리클럽 개장을 시작으로 2003년 해비치리조트, 2007년 해비치호텔을 개관했다.

중견기업인 남영산업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남영목장 부지 749만1000㎡에 팜파스 종합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팜파스 종합휴양관광단지는 총 8775억원을 들여 노인휴양시설과 기업연수센터·기업연구센터, 체험형 휴양시설 등을 조성키로 하고, 2006년 1단계로 사이프러스 골프장(36홀)을 완공했다. 다만, 2단계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주도개발사업심의위가 사업계획의 현실성과 자금조달계획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2018년 11월 사업기간 연장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제2공항 호재로 향후 사업추진 여건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업 입장에선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2공항 추진 의지를 확고하게 밝히면서 단기적으로도 심리적 경영개선 효과가 커 보인다. 찬반 갈등 속에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도 큰 호재로 작용한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출처=제주도]

한편 제2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지어져 현재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수요 절반을 분담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오는 10월 제2공항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주민 반발로 늦춰진 추진 일정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제주도내 20여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과 성산읍 반대 대책위는 “지금 제주도민 여론이 제2공항 반대로 돌아섰다”며 제주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공론 조사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진행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됐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보고서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들은 “기존 제주공항 확충 방안이 담긴 연구결과를 내놨음에도 면밀한 검토과정 없이 기각되고 보고서에 누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도내 대학 교수 100명으로 구성된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결을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교수 모임'도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한 절차적 투명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 의지와 달리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