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IT서비스업계, 클라우드 사업 속도내야

요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클라우드(cloud)'다. 클라우드란 말 그대로 필요한 정보를 '구름'처럼 웹에 띄워 쓰는 IT서비스다. 사용자가 어딜 가든지 인터넷만 접속하면 필요한 내부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언제부터 클라우드란 개념이 나왔을까. IT업계에선 1990년대부터 이 말이 쓰였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사람들은 기발한 개념 정도로만 여겼다. 인터넷 보급이 더뎠으니 실현 가능성도 별로 없었다. 클라우드가 떠오른 시점은 지난 2006년이다. 그해 8월 열린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라는 콘퍼런스에서다. 그는 "자료를 (사무실 하드디스크가 아닌) 서버에 올리고 서비스하는 새 모델이 뜨는데 이게 얼마나 큰 기회인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면서 "이게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구름 어디엔가 있고, 어떤 기기든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의 파괴력은 강력하다. 뉴욕타임스(NYT)가 한 예다. 기자들은 과거 이슈를 찾아낼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지하창고 캐비닛에서 수백만장의 서류와 씨름했기 때문이다. 모든 자료를 클라우드에 올리자 기자들이 창고를 찾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 결과 기획기사 작성시간도 크게 줄었다.

NYT는 '지나쳐간 사람들(Overlooked)'이라는 기획기사를 연재 중이다.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로 묻혔던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코너다. 지난 3월엔 독립운동가 류관순 열사도 이 코너에서 조명됐다. 지난 2월 '흑인 역사의 달'에는 '묻혔던 흑인 역사(Unpublished Black History)'라는 기획물도 연재했다. 기사로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의 행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한국총괄은 "NYT는 기자 7명이 3개월 이상 걸리던 작업을 기자 1명이 1주일 만에 끝냈다"면서 "클라우드로 수작업을 없애고, 스토리에만 신경쓰는 언론사가 됐다"고 전했다.

일반 기업들은 어떨까.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타깃은 미국 내 1700여개 매장을 둔 대표적인 오프라인 체인이다. 타깃은 매년 11월 말 열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 곤혹스러웠다. 특정 기간에만 수백배 늘어나는 주문요청을 감당할 인프라가 필요했다. 타깃은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세일 기간에만 서버용량을 늘려 네트워크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2015년 전후로 급성장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시장의 70% 이상을 선점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나머지 파이를 놓고 치열하게 격전 중이다.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우선 국내 시장이 작다는 점이 약점이다. 그만큼 초대형 고객사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 IT업체들은 기존 솔루션사업만 고수하면서 클라우드사업을 등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전망을 보면 지금이라도 공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어야 할 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 2143억달러(약 248조원)에서 오는 2022년 3321억달러(약 37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공룡IT기업에 규모의 경제로 대적하긴 어렵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하면 답을 낼 수 있다. 인프라서비스(IaaS)에선 졌지만 플랫폼서비스(PaaS)나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등 국내업체들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ksh@fnnews.com 김성환 정보미디어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