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상선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 경영 정상화 신호탄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1 18:00

수정 2019.07.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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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시장 신뢰회복 기대.. 미주·구주 항로 점유율 28% 차지.. 내년 4월부터 컨테이너선 투입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사 가입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사 가입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 가운데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사(풀멤버사)로 가입, 한국 해운업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게 됐다. 정회원사 가입기한은 일단 오는 2030년 3월까지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사 가입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의 신뢰 회복과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와 현대상선은 1일 현대상선이 오는 2020년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사로 가입해 협력 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6월 14일 서울에서 디 얼라이언스 3사(하파그-로이드(독일)·원(ONE·일본)·양밍(대만)) 최고경영자와 미팅을 가진 데 이어 19일에는 대만에서 가입 계약을 체결했다.

디 얼라이언스는 지난 2017년 4월부터 협력을 개시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이 네번째 정회원사가 됐다. 현대상선의 가입으로 디 얼라이언스는 미주·구주항로에서 28%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 2·4분기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다. 작년 9월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2만3000TEU급 12척은 곧바로 투입된다.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4분기부터 투입될 예정이다.

전 세계 해운사들은 단독으로 전 세계 모든 지역에 배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통상 규모가 비슷한 선사끼리 모여 동맹을 구성하고 함께 노선을 운영한다. 앞서 현대상선은 2017년 4월부터 2M 얼라이언스와 '2M+H'라는 전략적 협력관계 계약을 맺고 미주 서안 항로에서는 선복(적재용량) 교환 방식, 미주 동안 및 구주 항로에서는 선복매입 방식의 제한적 협력을 해왔다.

이 전략적 협력관계는 정회원사의 동맹보다 '느슨한 관계'를 말한다. 실제 2017년 4월부터 2M과 진행해왔던 선복교환은 선박운영 시 여유 선복을 상호 맞교환하는 형태이며, 선복매입은 한 해운사가 다른 해운사의 여유 선복을 유상으로 매입하는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이번에 디 얼라이언스의 정회원사가 되면서 선박공유 등 모든 조건에서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게 됐다.

현대상선은 특히 오는 2020년 3월 2M과의 전략적 협력 종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해운동맹 가입이 절실했다. 이 탓에 현대상선은 작년 하반기부터 3대 해운동맹 모두와 가입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외신에선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느슨한 관계일 뿐이고, 자칫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상선이 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 등 초대형 선박 20척을 발주하면서 2M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초대형 선박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2M은 다른 선사의 추가 선대 확장을 막고 있다. 2017년 4월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을 때도 신조 발주 제한 등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선박이 늘어나면 기존 회원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1·2위인 머스크·MSC는 각각 414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338만TEU다.
이에 비해 현대상선은 43만TEU(세계 9위)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M에 남기 위해선 초대형 선박 발주를 포기해야 했지만 현대상선은 초대형 선박 20척을 발주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발주한 선박이 인도되는 2020년 이후 현대상선은 80만TEU 수준으로 성장하게 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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