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니콘 기업과 벤처캐피털

최근 들어 유니콘 기업이 화두다. 유니콘 기업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그 수가 급증해 올해 초 310여곳에서 현재 350여개 기업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6개사에서 9곳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는 세계 5위로 경제력 수준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도 민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이때 기업가치는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하면서 정해지며 보통은 주식수와 그 주식의 투자단가를 통해 산출된다. VC의 과감한 투자가 그 기업을 유니콘으로 성장시키고, 기업성장이 VC의 투자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니콘 기업과 VC는 불가분의 관계로 창업생태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두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3곳에 불과했던 유니콘 기업이 1년 새 3배 늘어 9개가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비 유니콘들이 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VC 자금지원을 등에 업어야 유니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혁신벤처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해외자금 유치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지만, 스타트업과 국내 VC 간의 선순환 고리 형성이란 관점에서 보면 유니콘 탄생 과정을 해외자본에 맡기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유니콘을 자생적으로 키울 수 있는 국내 벤처투자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국내 투자환경이 과감하고 혁신성을 갖춘 인프라로 개선돼야 한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가 적기에 과감히 대규모로 이뤄져야 하지만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VC는 산업을 지원하는 조달금융에 불과하다는 인식과 투자운용 관련 보수적 규제들로 인한 제약이 많다.

최근 혁신금융이 강조되고 정부가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VC는 여전히 하나의 독립적인 산업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다.

국내 VC가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키워낼 수 있는 투자생태계를 만들려면 범정부 차원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투자와 관련해 과감한 규제완화와 함께 투자자금 유입 문호를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 대규모 자금이 투자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 모태펀드를 활성화해야 하고, 기업형 VC(CVC) 육성도 필요하다. 또한 VC 관리방식도 시장의 자율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

유니콘은 상상 속에 존재하지만 유니콘 기업은 실제이며,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청사진을 눈앞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착화된 저성장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VC가 모험자본 역할을 해줘야 하며,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다수의 유니콘이 탄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전문기관 차원에서 유니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시장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출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오세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