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2세기동안 멈추지 않는 '우주 불꽃놀이'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3 07:19

수정 2019.07.03 10:19

허블망원경이 포착한 쌍성계 '에타 카리나' 모습 공개
허블 망원경이 20년 이상 쌍성계 '에타 카리나'를 모니터링했다. NASA·ESA 제공
허블 망원경이 20년 이상 쌍성계 '에타 카리나'를 모니터링했다. NASA·ESA 제공


7500광년 떨어진 곳에서의 우주쇼가 마치 불꽃놀이를 슬로우 모션 보듯이 2세기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허블이 붉은색, 흰색, 파란색으로 빛나는 쌍성계 '에타 카리나'의 팽창하는 기체 모습을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에타 카리나의 가장 높은 해상도 사진이다.

여지껏 에타 카리나는 격렬한 대량 방출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인류가 목격한 이 두 별 중 더 큰 것은 소멸해 가는 거대하고 불안정한 별이다. 천문학자들이 150년 전에 목격한 것은 소멸해 가는 별을 본 것이다.

그결과 엄청난 별빛은 지구에 거의 천 배 가까운 시리우스에 의해서만 나타났고, 한동안 에타 카리나는 남해를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중요한 별이 됐다. 오늘날 이 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여전히 이 별의 주위에서 아령모양의 거대한 먼지와 가스, 그리고 뜨거운 빛 구름을 볼 수 있다. 이 뜨거운 빛 구름은 호문쿨루스 성운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0년 허블망원경이 작동한 이후 줄곧 표적이 됐다.

이 불안정한 별은 25년 이상 허블에 있는 거의 모든 측정기에 의해 이미지화 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쇼를 점점 더 높은 해상도로 관측해 왔다. 이 최신 이미지는 허블의 와이드 필드 카메라 3을 사용해 자외선으로 빛나는 따뜻한 마그네슘 가스(파란색)를 포착했다.

과학자들은 1840년대에 분출된 외부 물질이 이전에 별에서 방출된 물질과 충돌했을 때 발생한 충격파에 의해 가열됐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 새로운 이미지를 포착한 연구진은 빛 속에 보이는 복잡한 질소(빨간색)에서 나오는 마그네슘의 빛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대신 먼지투성이의 양극성 거품과 외부 충격의 가열 질소가 풍부한 필라멘트 사이의 공간에서 완전히 새로운 발광 마그네슘 구조가 발견됐다.

허블 프로그램의 수석 조사관인 애리조나 대학의 스튜워드 천문대의 네이선 스미스는 "대폭발 때 배출됐지만 에타 카리나 주변의 다른 물질과 아직 충돌하지 않은 많은 양의 따뜻한 가스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새로 공개된 이 데이터는 분출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왜냐하면 분출은 성운의 나머지 부분을 추방하기 직전에 별에 의해 방출됐을 수 있는 물질의 빠르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출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물질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언제 방출되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더 많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이미지의 또 다른 특징은 왼쪽 아래 거품 밖에 있는 파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줄무늬들이다. 이 줄무늬는 별의 광선이 거품의 표면을 따라 흩어져있는 먼지 덩어리를 뚫고 나오는 곳에서 나타난다. 자외선이 짙은 먼지와 부딪히는 곳이 어디든, 그것은 먼지 덩어리를 넘어 주변 가스로 뻗어나가는 길고 가는 그림자를 남긴다. 뉴욕 볼들리고 연구소의 존 모스 연구원은 "빛과 그림자의 패턴은 에타 카리나의 빛을 만들어내는 물리적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구름의 가장자리를 지나 햇빛이 흐를 때 대기에서 보는 해맞이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자외선에서 따뜻한 가스를 찾는 이 기술은 다른 별들과 가스 성운을 연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말한다.

스미스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허블을 사용해 에타 카리나를 가시광선과 적외선으로 연구했으며, 우리는 그 파편이 방출된 것에 대해 상당히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자외선 이미지는 놀랍도록 달라 보여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이미지에서 볼 수 없었던 가스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에타 카리나의 대폭발 원인은 추측과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최근의 가설에 의하면 한때 태양의 150배 무게를 지녔을지 모르는 에타 카리나가 삼중계(3개의 별)로 시작됐고, 1840년대의 대폭발은 첫번째 별이 우리 태양 질량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우주로 방출하면서 다른 두별 중 하나를 흡수할 때 촉발됐다는 것이다.
그 쇼가 멈추는 빛의 폭발의 정확한 상황은 현재로서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 빛의 쇼가 어떻게 끝날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에타 카리나의 불꽃놀이 피날레는 이전 폭발보다 강력한 초신성으로 폭발할때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일은 이미 일어났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폭발로 생기는 빛의 쓰나미는 지구에 도달하는 데 7500년이 걸릴 것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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