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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카운터 파트는 김명길? 북측 실무협상 유력후보 급부상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15:24

수정 2019.07.04 18:55

6자회담 참여-유엔대표부 차석대표 등
핵 문제-북미협상 경험 풍부한 '외교통'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 <자료사진> © News1 성동훈 기자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 <자료사진> © News1 성동훈 기자
북미 실무협상에 나서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 후보군이 하나 둘씩 거론되고 있다. 특히 과거 북핵 6자회담에 참여했고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를 지낸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4일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그동안 실무협상을 담당한)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직급이 비건 대표보다 높기 때문에 협상상대가 될 가능성은 작다"면서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미국의 실무 협상상대로서 적격"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였던 김명길은 과거 유엔대표부 차석 대사로 활동하며 북한의 외교를 담당해 왔다. 특히 북핵 6자회담에서 경제·에너지부문 북한측 실무대표로 참여해 핵협상에도 노하우를 갖췄다.

또 과거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상대였던 김혁철 전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같은 계급이어서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비핵화 등 민감한 실무협상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과거의 인물'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북미정상의 판문점 회담으로 물꼬를 튼 북미 실무협상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 외무성이 카운터 파트"라고 밝히며 누가 협상에 나설지 주목을 받았다. 협상 대표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두 사람 모두 장관급이어서 문제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북미회담 이후 "비건이 실무협상 대표"라며 일찌감치 힘을 실어준 상황이다.

하지만 최선희 외무성 제 1부상의 급이 높아진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격되며 비건 대표 보다 급이 높아진 것이 문제였다. 협상 상대방이 지위에 민감한 북한의 특성상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때문에 이번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에서 비건 대표와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된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장이 실무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정근은 지난 4월 최선희가 제1부상으로 승격하면서 등장한 인물이다.

한편 로스 국장은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리동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 후보로 거론했다.

다만 누가 됐든 실제 협상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협상에 나서는 만큼 민감한 사안에서 결정을 내릴 권한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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