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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평당 월세 25만원 "타워팰리스냐고요?”..쪽방촌의 그림자(종합)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15:59

수정 2019.07.04 16:56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사진=fnDB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사진=fnDB

#.서울 종로구·용산구·영등포구에 밀집한 쪽방촌에는 대부분 1인 가구가 산다. 월평균 소득 50만원 언저리에 머무는 취약계층들이 좁디좁은 화장실, 세면장을 공용으로 쓰고 있다. 1.5평(약 4.9㎡) 남짓한 방에 취사도구와 전열기구가 모여 있어 화재의 위험을 달고 산다. 월세는 20만~25만원 정도로, ‘평당 차임이 강남 타워팰리스보다 높은 것 아니냐’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빈곤층의 주거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영화 '기생충'에서도 나오듯 집값이 비싼 서울지역의 주거빈곤층은 열악함을 넘어 생명권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22만 육박
4일 화우공익재단이 발표한 '홈리스의 주거권과 주거복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지원이 시급한 주거취약계층은 2011년 기준 22만명에 달한다. 특히 서울시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7.1%)은 인천시나 경기도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거취약계층은 쪽방이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포함해 거리 노숙·부랑인 시설·노숙인 쉼터 등 제대로 된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한 이들을 말한다.

쪽방촌 거주자나 노숙인들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보증금을 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서 평균소득 50만원으론 월 25만원의 쪽방을 떠날 수 없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종로구·동대문구·중구·용산구·영등포구에 위치한 쪽방촌에는 3681명이 거주했다.

쪽방촌은 단열·단음·난방 등이 취약하며 위생상태도 매우 열악해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 어둡고 습한 방에서 홀로 살다보니 고독사가 일어나는 것도 다반사다.

■"사회적 순기능 살려야 한다"
특히,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공포심은 이곳 거주민들을 더욱 옥죈다. 지난 2007~2008년 용산구 동자동 쪽방 주민 150여명은 세입자로도 파악되지 않고 무력하게 쫓겨났다.


이와 관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저렴주거는 보증금이 없고, 월세, 일세로도 가능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는 데다 복지수급자 분들이 많이 밀집해 있어 복지를 받기 쉬운 순기능이 있다”며 “이런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 공공이 기존에 쪽방건물이나 낙후된 건물들을 매입해서 주민들의 욕구에 맞는 설비를 개선하고, 또 지불 능력을 고려해서 보증금·월세·관리비 같은 것을 책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전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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