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결국 '인재'였나…"폭삭공법이 문제"

잠원동 건물 붕괴 현장. 이날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오은선기자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사고와 관련해 '인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 철거 공법인 '폭삭공법'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23분께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철거건물이 붕괴해 약 30t의 잔해물이 건물 앞 도로에서 신호 대기중이던 차량 3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예비신무 이모씨(29)가 숨지고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황모씨(31)가 중상을 입었다. 이 둘은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지하 1층 천장 철거 작업 중 건물 상부 잔해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가림막이 버티지 못해 도로 쪽으로 무너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 철거 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5층짜리 건물의 경우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건드려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는 이른바 '폭삭공법(단층붕괴공법)'을 이용해 철거를 진행하다보니 사고가 난 것"이라며 "폭삭공법은 동서남북으로 해당 건물 만큼의 공간이 충분할 경우에만 쓸 수 있는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단층붕괴공법은 그 자리에 폭삭 주저앉히는 철거 공법으로, 지난 2017년 발생한 종로구 낙원동 숙박업소 붕괴사고 당시에도 사고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조 교수는 "공사현장 가림막도 먼지를 막아주는 역할만 할뿐 무너지는 경우를 막지 못한다"며 "붕괴 전조현상 등만 가지고도 이야기할 수 없고, 결국은 철거 공법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건물은 철거 공사에 들어가기 전 안전 심의가 한 차례 부결돼 재심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서초구청은 철거 직전 붕괴 위험성을 인지하고 지하보강 공사, 상부 지지대 설치 등 수십 개 보완사항을 조건부로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건물은 1996년 준공됐으며,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달 29일 철거공사를 시작해 이달 10일 완료 예정이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