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박채오 기자 =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두고 이어지던 바른미래당 내분이 5일 부산에서 재연됐다. 이날 손 대표의 부산방문에 맞춰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퇴진 찬성 측과 반대 측은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손 대표는 "싸우지 말고 '화합'하자"며 수습에 나섰으나, 갈라진 지역 당심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에서는 손학규 당 대표, 이준석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간담회가 열렸다.
모두 발언에 나선 손 대표는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진전된 것이 없다. 머리 위에 핵무기를 지고 사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렵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며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또 "84일이나 국회를 외면하고 국회문을 닫는 것은 한국당"이라며 "민생, 경제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정권싸움에만 모든 것을 바쳤다"고 한국당을 비판, 거대 정당을 싸잡아 공격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이념적으로 싸우고, 좌우로 갈리고, 보수진보로 갈리는 정치를 벗어나 통합하고 실용적인 경제정당으로 민생을 살리겠다"며 위기를 극복할 정당으로 바른미래당을 꼽았다.
그러면서 "분열하고 내분에 싸이면 안된다. 중간지대를 지키면 바른미래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 지지세 회복을 위해 '화합'을 호소했다.
손 대표의 호소는 얼마가지 않았다. 이날 부산시당에서 준비한 자료 중 부산 동래구 현황을 분석한 부분에서 '우리당(바른미래)은 최근 대표님을 향한 막말 공세로 지지도 하락세임'이라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를 두고 이준석 최고위원이 "공식 자료에 개인 사견을 넣어선 안된다"고 지적하자, 천만호 동래구 지역위원장이 "적장도 예우하는데 (계속해서 싸우니) 여론이 안좋다"며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재차 "객관적 자료가 있느냐"라고 따졌고, 천 위원장은 "지역 여론이 그렇다"며 맞섰다.
갈등은 고조됐다. 이어 발언에 나선 한 당원은 "내년 4·15 선거를 통해 비례대표 등 선출직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을 해달라"며 손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요구했다. 또 다른 당원은 "당원들이 대표(손학규)를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해달라"며 손 대표를 압박했다.
반면 다른 인사는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서로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위대한 프로젝트를 창출해야 한다"며 손 대표에게 지지를 보냈다. 천만호 위원장 역시 "중심이 서야 한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당이 제대로 굴러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들의 발표가 계속되는 동안 손 대표 퇴진 찬성 측고 반대 측은 고성을 이어가며 순간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손 대표는 "뿌리가 다른 두 정당이 합치니 통합이 힘들더라"며 "싸우지만 않아도 지지율이 10%는 올라갈 것"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경제를 살릴 능력도 의지도 없고, 안보도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한국당도 이 나라를 책임질 능력이 없다"며 "제대로 된 당의 모습을 보여주면 중도적 새로운 인물이 충원될 것이다. 바른미래당에 희망이 보인다. 거친 표현을 삼가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며 당내 화합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선출직 내려놓겠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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