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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보수당 승리해도 경제는 ‘먹구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7 17:44

수정 2019.07.07 17:44

8일 조기총선 윤곽 ‘새총리’예고
"금융위기 회복, 2033년쯤 가능"
그리스의 차기 정권을 결정짓는 조기 총선 투표가 7일(현시시간) 치러졌다. 오전 7시 그리스 전역에서 투표가 시작됐으며 이날 오후 7시까지 진행,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끌어 온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4년만에 실각하고 중도우파인 신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친기업적인 보수당이 승리해도 그리스의 경제 활성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명문가 미초타키스, 새총리 예약

당초 10월로 예정돼 있던 이번 투표가 3개월 앞당겨진 데에는 시리자가 지난 5월말 유럽의회 선거 겸 그리스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후속으로 의회 해산을 발표하면서 결정됐다. 이번 조기 총선에서도 신민주당이 승리하면 정권교체가 이뤄진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민주당의 압승을 점쳤다.
그리스 정치명문가 출신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 이끄는 신민주당의 지지율은 시리자에 10%p 가량 앞서고 있어 300석의 의회에서 160여석을 얻어 절대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단독 정부 구성도 가능하다. 미초타키스 신민주당 대표는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인 콘스탄티노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로 그의 누나 또한 외무부 장관으로 재임했으며 조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아테네 시장으로 당선된 그리스의 전통적인 정치명문가 출신 엘리트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서 컨설턴트 등으로 일하다가 부친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에서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한 그는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세금 인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으로 중산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지지층을 넓혔다.

■쪼그라든 경제, 2033년쯤 회복?

여론조사기관 MARC의 토마스 제라키스는 "그리스 국민의 주요 관심사는 경제"라며 "유권자들은 과거 공약을 어긴 시리자를 이번 총선을 통해 처벌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가 임금 삭감과 세금 인상, 공기업 민영화 등 긴축정책을 단행한 것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겹쳐 민심이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7월 아테네 동부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에 대해서도 그리스 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를 한 것 또한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회복됐지만 실업률은 유로존에서 18%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총선에서 신민주당이 승리한다해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 경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금융위기 시작 전인 2007년과 비교했을 때도 국가경제 규모는 24%나 적은 상태로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려면 2033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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