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진화하는 스마트팜 '야채 수확 로봇'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8 10:07

수정 2019.07.08 10:07

농업 노동력 부족 해결하고 농산물 쓰레기 줄일 수 있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후미야 이이다 박사 연구팀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개발한 '베지봇'이 다 자란 양상추를 찾아내 수확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후미야 이이다 박사 연구팀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개발한 '베지봇'이 다 자란 양상추를 찾아내 수확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인류가 1차산업인 농업에 첨단 로봇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팜을 건설하는데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세계 여러 과학자들이 보리, 사과, 딸기, 망고 등을 수확하는 로봇을 속속 개발하면서 농업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채소 같은 경우 마지막 수확 단계는 아직까지 인간이 직접 해야만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은 지난 7일(현지시간) 후미야 이이다 박사 연구팀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다 자란 채소를 찾아내고 수확하는 '베지봇'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농작물 수확 로봇은 향후 농업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부분의 밭에서는 한번에 수확을 끝내고 여물지 않은 야채나 과일은 그대로 버린다. 그러나 농작물 수확 로봇은 다 자란 채소만 골라 따도록 훈련을 받아 24시간 내내 수확할 수 있고 이전에 다 자리지 않아서 남겨 뒀던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

공동저자인 조이 휴즈는 "어떻게 해야 농산물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지 상추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베지봇을 인간보다 빨리 수확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이 로봇은 농업기술에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로봇은 처음 실험실에서 양상추를 인식하고 수확하는 훈련을 받았다. 연구진은 지역 과일채소 협동조합인 G's Growers와 협력해 다양한 현장 조건에서 성공적을 실험이 가능했다.

이 로봇은 비록 인간만큼 빠르고 효율적이지 않지만 기계적으로 수확하기 어려운 양상추 같은 작물에서도 로봇 공학의 농업활용이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결과는 '필드 로보틱스' 저널에 실렸다.

감자나 밀 같은 농작물은 이미 수십년동안 기계적으로 수확해 왔지만, 많은 다른 작물들은 아직까지도 적용하지 못했다. 양상추가 대표적인 예다. 연구진은 양상추가 영국에서 재배하는 가장 흔한 채소지만 쉽게 손상되고 평지에서 재배해 수확 로봇 개발에 나섰다.

케임브리지 공과대학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버렐은 "모든 밭이 다르고 모든 상추도 다르지만 만약 우리가 양상추를 수확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다른 여러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로봇도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다 박사의 연구실에서 학부생으로 있을때 베지봇의 식별 시스템을 연구한 공동저자인 줄리아 케이는 "현재로선 양상추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모든 것들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육체적으로도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연구진을 이끄는 이이다 박사는 "양상추 수확에만 한정짓지 않고 다른 작물 수확에도 사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지봇은 먼저 시야 내에서 '목표' 작물을 확인한 뒤 양상추가 신선하고 수확이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해 으스러뜨리지 않게 잘라 상점에 보낼 준비를 한다. 휴즈는 "인간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몇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로봇에게는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베지봇의 머리 위에 달린 카메라는 먼저 양상추밭을 찍어 영상에 있는 모든 양상추를 확인한 뒤 수확여부를 가린다. 다 자라지 않거나 병충해를 입은 양상추는 제외시킨다.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베지봇의 머리 위에 달린 카메라는 먼저 양상추밭을 찍어 영상에 있는 모든 양상추를 확인한 뒤 수확여부를 가린다. 다 자라지 않거나 병충해를 입은 양상추는 제외시킨다.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베지봇은 컴퓨터 식별 시스템과 절단 시스템이라는 두가지 주요 구성요소가 있다. 베지봇의 머리 위에 달린 카메라는 먼저 양상추밭을 찍어 영상에 있는 모든 양상추를 확인한 뒤 수확여부를 가린다. 다 자라지 않거나 병충해를 입은 양상추는 제외시킨다. 연구원들은 양상추 이미지에 대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로봇을 훈련시켰다. 일단 베지봇이 실험실에서 건강한 양상추를 인식할 수 있게 된 후 다양한 날씨 조건에서 수천개의 진짜 양상추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훈련 시켰다.

베지봇의 두 번째 카메라는 양상추를 절단하는 칼날 근처에 있어 매끄럽게 자르는 것을 도와준다. 또 연구자들은 로봇이 양상추를 떨어뜨리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잡도록 로봇 팔을 잡는 압력에 조절할 수 있었다. 로봇 팔의 힘은 다른 작물에 대해서도 조절할 수 있다.

한편, 케임브리지대학의 이이다 박사 연구그룹은 농식품 로봇 공학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박사 과정 교육센터이기도 하다. 케임브리지 연구진은 링컨대, 이스트 앵글리아대 연구진과 협업해 농업기술 분야에서 차세대 로봇공학 및 자율시스템 분야 전문가들을 양성할 예정이다.
영국 공학및물리과학연구위원회(EPSRC)는 최소 50명의 박사 과정 학생을 지원하는 새로운 박사 과정 교육센터에 660만 파운드(약 97억원)를 지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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