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내우외환에… 물 건너간 서머랠리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9 18:13

수정 2019.07.09 18:13

대내외 악재로 증시 탈진.. 대표 여름 수혜株도 힘못써
내우외환에… 물 건너간 서머랠리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서머랠리(summer rally)'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있다. 무더위 속에 반등하던 에어컨, 빙과류 등의 테마주도 힘을 쓰지 못해 투자자들의 주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서머랠리는 매년 6~7월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을 일컫는다. 펀드 매니저들이 여름휴가를 앞두고 미리 주식을 사놓고 떠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1월 효과'와 함께 대표적인 계절적 상승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3.68%나 떨어졌다.
지난달 말 2130선에 거래됐던 지수는 2050선까지 밀려난 상태다. 코스닥지수도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21일 722.64에서 660선 아래로 내려와 하락률이 9%에 육박한다.

두 달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미·중 무역전쟁과 상장사 이익 하락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3·4분기부터 반도체주의 이익 회복 등으로 지수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서머랠리는 전무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으로 시장이 단기 급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효과를 기대했던 신흥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무역분쟁을 낙관적이나 부정적으로 전망할 것이 아니라 일본 수출 규제 강화 추이와 한국의 대응책을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면서 "7월 FOMC에서 금리가 25bp(1bp=0.01%) 인하될 것으로 전망돼 코스피지수는 2040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에 영향을 주는 대외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서머랠리가 더이상 상승 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5%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증시에서 서머랠리가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상승 염원이 낳은 '상징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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