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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당분간 더 간다'… 자동차·OEM 등 수출주 부상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9 18:14

수정 2019.07.09 18:14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원·달러환율 이달들어 4% 올라
업황 회복 지연·日 무역보복에 대형수출株인 반도체는 부진 전망
'달러강세 당분간 더 간다'… 자동차·OEM 등 수출주 부상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낮아지면서 달러가 강세(원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달러 상황에서는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된다.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반도체가 부진한 까닭에 자동차나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소폭 내린 달러당 118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점이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준이 세계 경제의 둔화와 미국의 무역분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이달 말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최대 0.50%포인트 내릴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담 이후 나타나고 있는 달러 강세가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4차 관세부과 우려 완화와 예상보다 강한 ISM 제조업지수, 고용 호조 등이 달러 강세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달러가 강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1100원대 후반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에선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반도체나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에 유리하다. 다만, 업황 회복 지연과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규제로 반도체의 부진이 깊어지는 만큼 대안으로 자동차나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강달러 기조였던 지난 2·4분기 현대차 주가는 17% 넘게 올랐고, 기아차의 상승률은 24%를 웃돌았다. 달러가치 상승이 실적에 도움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해서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현대차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간보다 17.72% 늘어난 1조1193억원, 매출액은 5.94% 증가한 26조1800억원이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3.26% 늘어난 4345억원, 매출은 3% 증가한 14조4813억원이다. 증권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현대차 매출은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OEM주인 화승엔터프라이즈(22.13%)와 영원무역(14.42%) 주가도 올 2·4분기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와 리복 등을 고객사로 둔 OEM업체다. 영원무역도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아웃도어 제품을 글로벌 브랜드에 납품하는 OEM사다.


김 연구원은 "현재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달러 가치가)하락했던 부분들이 약화되면서 되돌림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방향성을 탐색하는 구간이나 7월 FOMC 이후 비둘기적 스탠스가 재확인되면 달러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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