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기관장 결정 사안, 하급자에 못 떠넘긴다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9 18:25

수정 2019.07.09 18:25

책임 회피 등 낡은 문화 타파
9월부터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기관장이 직접 결정해야 하고 이를 하급자에게 위임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는 적극행정을 활성화하고 책임 떠넘기기 등 낡은 공직 문화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중요 사업은 기관장이 직접 결정하는 등 위임규정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위임전결은 기관장의 업무 결재 권한을 중요도와 시급성에 따라 하급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 효율과 협업 촉진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개정안은 행정 효율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위임전결토록 하되 정책이나 영향력 크기, 민감도를 고려해 기관장이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을 제외하곤 이를 위임전결 할수 없도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관장이 결정해야 할 정책사안을 하급자에게 미루는 경향이 있다 보니 적극행정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적극행정 취지를 위임전결 규정에 명확하게 담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위임전결 규정은 기관장이 훈령이나 지방자치단체 규칙으로 위임전결 사항을 정한다고만 규정돼 있어 범위를 놓고 혼란이 불가피했다.

현재 각 정부부처와 기관들은 별도의 위임전결규정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사무의 경중을 따져 직급별 책임·권한을 세부적으로 나눠 놓았다. 예컨대 행안부는 훈령 제61조를 통해 위임전결 절차·권한 등을 명확히 해뒀다. '민원관리'의 경우 중요·일반·경미한 사항으로 나누고 각각 실·국장, 과장, 실무공무원이 응대토록 했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각 부처와 기관들이 신설규정에 맞게 위임사무가 적절하게 분배됐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오는 8월 12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치고 8월말 시행이 목표다.


한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은 이번 규정 신설에 대해 "결재문서의 최종 결재권자가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며 "상급자가 지시를 하거나 관여를 함에도 서류상 하급자 전결처리로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을 막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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