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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日, 불화수소 北에 밀수출..쌀지원 선박 이용"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1 09:13

수정 2019.07.11 09:19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가 자국 기업의 전략물자 북한 불법수출을 적발해 작성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가 자국 기업의 전략물자 북한 불법수출을 적발해 작성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밀수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보복조치 시행 과정에서 일본 측이 '한국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밀수출했을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가운데 정작 일본이 과거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한 이력이 발견돼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로부터 입수한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선 약 20년간(1996~2013) 30건 넘는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됐다.

이 중에는 일본이 핵개발, 생화학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포함돼 있었다.


해당 자료에는 일본 기업에서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해 적발된 사례와 핵무기개발·생물무기에 이용될 우려가 있는 직류안정화전원, 주파수변환기, 동결건조기, 탱크로리 등이 밀수출된 사례가 담겨있다. 아울러 일본이 밀수출한 전략물자 중 3차원 측정기가 리비아 핵시설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의 CISTEC은 1989년 설립된 기관으로 안보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일본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국내 유관 기관으로는 한국무역협회 전략물자정보센터(STIC)가 있다.

하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전략물자를 수출한 것 중 불화수소는 1996년에 오사카항에 입항중인 북한 선박에 선적돼 불법 수출됐다"며 "이 당시 적발한 것은 수출하려다가 적발된게 아니라 수출된 것을 나중에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13년 이후 자료 존재 유무에 대해 "아직 못 찾았다.
이 기관에서 공개를 안한 것인지 존재하지 않은 것인지 정확히 판단은 못하고 있다"며 "2013년부터 이후 몇 년간은 북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기간이 아니라서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적발된 밀수출 기업들이 조총련과 연관됐는지와 관련, 하 의원은 "이 자료에는 조총련과의 연관성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며 "북한 배를 통해 들어간 불화수소산은 쌀 지원 배에 선적돼 북한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 의원은 "일본처럼 억지 논리, 억지 주장으로 국내 반일 감정을 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자세이기에 억측 없이 일본 기관의 자료만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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