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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사모펀드, 아시아나 인수 시큰둥.. 투자금 회수 느리고 비용도 부담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4 17:58

수정 2019.07.14 17:58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인 아시아나항공의 공개매각 일정이 임박하면서 인수후보자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다만 그간 주요 대형급 M&A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국내 사모펀드(PE)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채권단은 조만간 실사 중간결과를 전달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일정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자연스럽게 잠재 원매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사실상 공식 인수의사를 밝힌 애경그룹 외에 지금까지 거론되던 SK그룹, CJ그룹, 한화그룹 등은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사모펀드들 역시 일단 들여다보고 있으나 실제 딜의 성사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 대표는 "차입 규모도 부담이지만 인수에 나설 수 있는 후보군들은 항공산업을 신사업으로 삼고, 10년 가까운 중장기적 계획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사모펀드 입장에서 대기업과 손잡고 나서야 하는데 10년 이상의 딜 투자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2조~2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인수가격도 부담으로 꼽힌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수조원대의 천문학적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3조5000억원에 달하며, 전체 부채 규모는 7조원을 넘는다. 당장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재무부담액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되며, 내년과 2021년에도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재무적 부담이 대기 중이다.


또 다른 대형 사모펀드 대표는 "전 세계적 추세를 보면 지금까지 PE가 항공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이나 투자를 단행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딜 사이즈가 크고, 국적기 매각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스터디(연구) 차원에서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지켜봐야겠지만 일각에선 산은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줄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어 PE 입장에선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 사모펀드는 난색을 표명하지만 항공업 자체보다는 리스 비즈니스나 MRO(항공사 비즈니스와 연관된 부속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사모펀드들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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