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게임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에도 몸사리는 게임업계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6 15:36

수정 2019.07.16 15:36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마련한 시스템의 '자가한도 설정 및 변경을 위한 페이지'. 최대 1000만원까지 제한하며 이용자 요청에 따라 추가 상향이 가능하다. 도입 초반에는 대부분 1000만원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지만 한도 상향에 대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업체가 나오면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르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마련한 시스템의 '자가한도 설정 및 변경을 위한 페이지'. 최대 1000만원까지 제한하며 이용자 요청에 따라 추가 상향이 가능하다. 도입 초반에는 대부분 1000만원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지만 한도 상향에 대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업체가 나오면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르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PC 온라인게임의 성인 결제한도가 폐지된 가운데 본격 도입을 놓고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사행성 조장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전에 업계 차원의 자체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대형 게임사들은 오는 17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마련한 '온라인게임 자가한도시스템 운용방안'을 도입하는 내용을 발표한다.

이 방안에 따르면 결제 한도조정 횟수는 월 2회로 제한, 이용자의 신중한 선택을 유도한다. 이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월별 결제한도는 최대 1000만원까지 시스템적으로 제한하며 이후 이용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추가 인증을 통해 상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한도를 변경하는 방법을 놓고 업체들 간 상황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일부 업체는 ARS로 전화만으로도 1000만원 한도를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반면 또 다른 업체는 직접 본사에 방문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도입할 수 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협회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겠지만 각 사 시스템에 맞춰 자율적으로 정하는 부분들은 있기 때문에 게임사별로 방식이 다를 것"이라며 "또 시행 초기이니 만큼 1000만원 이하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한도 조정도 어려운 절차를 마련하겠지만 큰 회사 위주로 차츰 과감하게 이를 조정하고 먼저 나서 준다면 다른 게임사들도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 결제한도 폐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최근 반발하는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건전생활시민연대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제한도 폐지 결정 직후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단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성인이 자유롭게 게임을 소비하는데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국민적 인식이지만 기존에 게임업계는 무수히 많은 공격을 받아왔기 때문에 일종의 '내성'이 생긴 것 같다"라며 "결제한도 폐지 이후 혹시모를 부작용에 대해 미리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알아달라는 측면에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시스템 교체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자가한도시스템 도입이 지연될 수도 있다.
협회 회원사 중 자가한도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자는 기존의 50만원 준수를 유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협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 관계자는 "결제한도가 폐지됐는데 굳이 한도가 있는 기존 시스템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라며 "협회의 가이드라인대로 결제시스템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fnSurvey